201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자 김진기(사진)씨가 첫 시집 '차우차우'를 발표했다. 신춘문예에 당선됐을 때 그의 나이는 73세였다. 김진기 시인은 최고령 당선자로 문단의 관심을 끌며 시작된 인생의 새로운 장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고 있다.
"신춘문예 당선작인 '차우차우'를 제목으로 정했다"고 말하는 그는 당선 소식을 듣던 날의 감동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듯했다. 경영하던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시 공부를 시작한 지 3년만에 등단한 그는 당선을 알리는 전화를 받고는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고 한다.
그렇게 시인으로서 또다른 삶을 시작한 그는 다시 어리고, 푸르고, 새로워졌다. 그는 "당선된 기쁨이 컸던 만큼 내 시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다"며 "'어떻게 이런 사람이 등단했지?'라는 말을 듣지 않기위해 시 한 편을 수십번 다듬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시의 특징으로 '리얼리티'를 꼽았다. 언뜻 시와 리얼리티는 어울리지 않아보였지만, 그는 "70평생의 경험이 문학적 밑천이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과 자연에 대해 많은 사유를 하지만, 결국은 실제로 경험한 것들이 바탕이 되어 시로 탄생한다"며 "앞으로 산높고 물 맑은 곳에서 내가 들은 새소리, 바람소리, 내가 본 물결과 아름다운 초록빛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는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인생 선배로서, 신춘문예에 도전하는 이들에게도 조언 한 마디를 남겼다. 김 시인은 "당선에 연연하지 말고, 진솔하게 자기마음을 표현하는 경험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며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더 정진하면 결국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