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런던올림픽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연파하며2004년 아테네올림픽 '우생순' 신화에 버금가는 감동을 자아낸 한국 여자핸드볼이 최근 유망한 선수들의 잇따른 은퇴로 충격에 빠졌다.

5일 대한핸드볼협회에 따르면 최근 조효비(21·인천시체육회)는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고 이은비(22·부산시설관리공단)는 은퇴했다.

둘은 나란히 런던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역대 올림픽 사상 최약체로 평가 절하된 한국이 4강까지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한 선수들이다.

런던올림픽에서 8경기에 나와 32골을 기록, 대회 베스트 7에 선정된 조효비는 9월 끝난 SK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는 소속팀 인천시체육회를 정상으로 이끌며 인기상을 받았다.

센터백과 레프트윙 등의 포지션에서 뛰는 조효비는 2011년에도 한 차례 팀 이탈로 분란을 일으켰던 선수다.

2009년 인천시체육회의 전신인 벽산건설과 7년 계약을 맺고 실업 유니폼을 입은조효비는 2011년 초에 인천시체육회에서 나와 약 1년 정도 소속팀 없이 지냈다. 올해 1월 SK 슈가글라이더즈가 창단할 때 선수 공개 모집에 지원해 화제가 된 조효비는 결국 우여곡절 끝에 2월 개막한 코리아리그부터 다시 인천시체육회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복귀했다.

이후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코리아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으나 최근 다시 팀에서 이탈했다.

임영철 인천시체육회 감독은 "연락도 되지 않는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임의탈퇴 선수가 된 조효비는 다시 선수 생활을 하려면 인천시체육회로 돌아와야 한다.

이은비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기대주다.

조효비와 마찬가지로 센터백과 레프트윙을 두루 소화하는 이은비는 163㎝의 단신이지만 워낙 빨라 '페라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2010년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 당시 무릎을 심하게 다쳐 이후 잠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터라 그의 갑작스런 은퇴는 뜻밖이다.

11월 팀에 사표를 내고 현재 집에서 쉬고 있는 이은비는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갑수 부산시설관리공단 감독은 "(이)은비가 무릎, 발목, 팔꿈치 등 몸이 성한곳이 없다"며 "그러다 보니 운동이 더 힘들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언제고 다시 핸드볼을 하겠다고 하면 팀에 돌아올 수 있다"며 "잠정 은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시설관리공단의 골키퍼 박소리(22)와 대구시청의 피봇 구예진(18), 서울시청 골키퍼 용세라(25) 등도 선수 생활을 그만 두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