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재외국민 투표시작 . 5일 오전(현지시각) 오클랜드의 한국 대사관 분관 투표소에서 세계 재외국민들 중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실시하는 교민 전채진씨가 기표를 하기에 앞서 자신의 여권과 투표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선거 사상 첫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외국 거주 국민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향후 5년간 조국을 이끌어나갈 대통령을 뽑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지난 4·11총선에 이어 대선에는 처음 적용된 재외국민 투표는 5일 오전 4시(현지시간 오전 8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소재 대한민국 대사관 분관에서 시작됐다.

대선 첫 재외국민 투표에서 가장 먼저 투표권을 행사한 주인공은 오클랜드 한국 대사관 분관 투표소에서 교민 전채진(22) 씨.

재외국민 투표 시작 2시간 전부터 아버지 효원(54) 씨와 함께 투표소에 나와 기다렸다는 전씨는 "대통령 선거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돼 무척 설렌다"면서 "특히 외국에서 투표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일호 오클랜드 총영사 부부 등 공관 직원과 가족들이 투표했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투표소를 찾는 재외국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 첫 재외국민 투표시작 . 재외국민선거 유권자 등록자 가운데 미국 최고령으로 확인된 유정준 할머니(98·일리노이주 버논힐스 거주)가 시카고 교외 글렌뷰 시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하고 확인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 시드니에서도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총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시드니 총영사관에는 투표소가 문을 열기도 전부터 이 지역 대표적 한인타운인 스트라스필드에서 왔다는 60대와 80대 노부부 두 내외가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역사적인 재외국민 투표에 거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호주로 유학 온 20대 학생 6~7명도 방학을 맞아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투표를 하고 가려고 왔다며 오전 일찍 투표소를 찾는 등 이날 오전 10시까지 약 20여명이 투표를 마쳤다.

호주의 경우 시드니 총영사관과 캔버라 대사관, 멜버른 분관 등 3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일본에서도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과 오사카 등 9개 지역 총영사관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오전 8시부터 대선 첫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 첫 재외국민 투표시작 . 재외국민 대통령 선거 첫날, 미국 시카고 총영사관 허철 총영사(왼쪽)가 일리노이 주 글렌뷰 시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손태경 여사와 함께 투표하고 있다. 투표 후 선거 관계자들을 격려한 허 총영사는 "해외에 나와있으면서도 조국의 장래에 대한 의견을 표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유권자 등록을 한 모든 이들이 처음 결심을 있지 말고 투표에 참여, 국가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도쿄에서 가장 먼저 투표를 한 교민 박정석(50)씨는 "맨 먼저 투표하고 싶어서 새벽 4시30분에 대사관에 와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는 세계 110개국 현지 공관 등에 설치된 투표소 164곳에서 현지시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시행된다.

재외국민 선거인 수에 따라 지역별로 4∼6일간 투표소를 운영한다.

오클랜드에서 시작된 대선 사상 첫 재외국민 투표는 11일 낮 12시(현지시간 10일 오후 5시)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총영사관에서 종료된다.

투표를 앞두고 재외 유권자 22만2천389명이 지난 7월22일∼10월20일 선거인 등록을 끝냈다. 이는 추정 선거권자 223만3천695명의 약 10%에 해당한다. 지난 4·11 총선 때 등록한 재외국민 유권자(12만3천571명)와 비교하면 약 80% 증가했다.

 
 
▲ 첫 재외국민 투표시작 . 재외국민 대통령 선거 첫날, 미국 시카고 교외 글렌뷰 시에 마련된 투표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김승구(72)씨가 문밖에서 투표 시작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투표소 인근 나일즈 시에 거주하는 김씨는 "1등으로 투표하고 싶어 6시에 일어나 목욕재개하고 나와 기다렸다"고 말했다. 지난 1990년 이민한 김 씨는 "이민한지 23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다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이번에 선거인 등록을 끝낸 유권자 중 주민등록이 없는 영주권자가 4만3천201명(19.4%), 해외 주재원과 유학생, 여행객 등 국외 부재자가 17만9천188명(80.6%)이다. 4·11 총선 당시 실제 투표율은 45.7%(5만6천456명)로 전체 선거권자의 2.5%를 차지했다.

129개 공관에선 5일부터 투표를 시작하지만, 우간다·루마니아 등지에선 6일부터, 유권자가 200명인 주 뉴질랜드대사관 등 31개 공관에선 7일 투표를 시작한다.

선관위는 투표 마감 후 16일 오후까지 외교행낭을 통해 투표함을 국내로 보냈다가 대선 당일인 19일 오후 6시 이후에 개표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부

 
 
▲ 첫 재외국민 투표시작 . 호주 시드니에서도 5일 (현지시간)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지 거주 재외국민들이 대선에 참여했다. 시드니 시내에 있는 총영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교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