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경찰서 대곶파출소 경찰관들이 눈속에 고립돼 추위에 떨고 있던 아이들을 순찰차로 이용해 파출소로 이동시키고 있다.

갑작스러운 폭설로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었던 지난 5일 오후 3시. 인적조차 드문 김포시 대곶면 율생리 수안산 생태체험 학습장에 김장담그기 현장체험을 나온 4~7살의 서울시 구로구 한영어린이집 어린이 50여명이 탄 버스가 비좁은 농로길에 미끄러지면서 논으로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버스기사가 차를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4m가 채 안 되는 농로의 폭과 쌓인 눈으로 차는 오도가도 못한 채 고립됐고 20여분간 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아이들이 추위에 떨었다. 결국 교사 중 한 명이 황급히 112에 도움을 요청했고 20여분 뒤 사고현장 인근의 대곶파출소 순찰차량이 도착했다.

경찰관들은 버스를 쉽게 꺼내기 힘들다고 판단, 일단 전 경찰관을 동원해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순찰차를 이용해 파출소로 옮기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주민 김모씨도 구조에 참여했고 신고 후 2시간여 뒤인 오후 5시30분께 아이들의 구조작업은 완료됐다. 아이들은 추위에 떨었던 몸을 파출소에서 녹인 뒤 오후 6시께 어린이집측에서 보낸 다른 버스를 타고 안전하게 귀가했다.

이 같은 내용은 어린이집 이창순 원장이 "좁은 농로에 차량이 빠지면서 모두 너무 놀랐는데 침착하게 구조해 줘 너무 고마웠다"는 내용의 감사 글을 이날 밤 10시께 김포경찰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대곶파출소 이정재 경감은 "눈속에 오래 있으면 아이들이 동상 등의 피해를 입을까 우려돼 신속하게 구조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포/박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