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병규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 원산지 관리팀장
얼마 전에 집사람과 함께 장을 보러 동네에서 가까운 전통시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시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정리정돈이 잘 돼 있고 주변 거리들도 꽤 깔끔했다.

전통시장은 그동안 동네 상거래의 중심지이면서 서민들의 소박한 추억과 낭만이 넘치는 삶의 현장, 문화놀이의 터전, 만남과 소식을 주고받는 장소 등 사회적·경제적으로 많은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전통시장들이 쇼핑장소로서 기능을 잃어가고 마을 역사와 문화의 터전으로서 역할이 사라지면서 수많은 시장상인들은 시름이 많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는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정비, 편의시설 현대화와 함께 전통시장 큰 장날(할인판매) 운영 등 시장별, 권역별 행사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전통시장들이 주차장 및 공중화장실 확보, 고객쉼터 운영 등 외형적으로는 크게 변화된 것이 사실이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최근 김장철을 맞이해 판매되고 있는 김장용 주 식재료인 배추, 고춧가루, 젓갈 등이 대부분 값싼 수입산(중국산 등)이면서 국내산 또는 국내산과 혼재해 판매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더불어 판매자와 소비자간 신뢰와 약속의 기초인 농축수산물 원산지표시가 된 상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재 전통시장의 모습이다.

소비자의 눈을 전통시장으로 다시금 돌릴 수 있는 것은 시설 현대화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쇼핑문화와 소비자들 의식이 변하듯 찾아오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전통시장 상인들의 의식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시장내 유통되는 농축산물에 대한 '원산지표시제도'의 철저한 이행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조금이나마 앞당기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에 맞춰 경기도에서는 전통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고 원산지 조기 정착을 위해 최근 도내 전통시장 상인회장 등 시장 관계자들 180여명을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제도 실무교육'과 함께 '소비자 분쟁·해결방안' 등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또 참여자에 대해 원산지 푯말을 제작·배부한다고 하니 상인들의 의식변화와 신뢰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전반적으로 시장경제가 어렵지만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는 신뢰성을 회복하고, 서민들의 생활터전이자 지역경제의 중심이었던 우리 전통시장이 그간 발길을 돌렸던 고객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