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도 돈과 밀실야합으로 선거를 치릅니까?”
지난해 부정선거로 올해 다시 총학생회장을 뽑기로 했던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가 재선거조차 치르지 못한채 기성 정치권을 닮아가는 난장 선거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투표자에게 차량을 지원해서 물의를 빚었던 비운동권 임호민(전자공·94)·김현(물리학·94)후보가 재선거를 위한 후보등록을 거부당하면서 시작.

역시 부정선거운동으로 재선거의 책임을 지고 있는 운동권 진영은 백승재(건축·94)·정부근(자연과학·98)이라는 새 후보를 내세웠고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김연희·총여학생회장)는 백·정 후보만을 인정, 단독 입후보를 결정했다.

그러나 임·김 후보는 선관위의 이런 결정에 불복,새로운 선관위 구성을 요구했고 현재 2개의 선관위가 활동하며 양측 충돌을 우려해 재선거도 치르지 못하는 기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선거당시 1번 임후보측은 차량을 동원해 유권학생들을 투표소로 이동시켰고 운동권진영의 2번 채진확후보측은 학생회비를 내지않아 투표권이 없는 학생들에게 회비를 대신 내주고 지지를 호소했었다.

3번 최윤동후보측은 이에 반발 “결과가 나오면 부정을 저지른 두 후보는 500표씩 감표하라”고 요구했고 협상결과 300표 감표키로 하고 선거를 진행하는 해프닝을 빚어 결국 선거무효라는 결과가 빚어졌다.

이 학교 한 학생은 “국회의원 선거에 못지않은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진리와 자유는 온데간데 없는 학교현실이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李東榮기자·dy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