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수능시험 듣기평가가 좀더
'원시적'인 방법으로 바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8일 수능시험 1교시 언어 및 4교시 외국어영역의 듣기평
가때 그동안 교육방송(EBS)을 활용했으나 앞으로 학교방송시설과 녹음테이프를 이용
해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듣기평가는 1교시 언어영역에 6문항(15분),4교시 외국어영역에 17문항(20분)이
출제된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26억원을 들여 1천100개 시험장의 앰프나 스피커를 교체 또
는 보수하고 정전에 대비,무정전 전원장치를 시험장 마다 하나씩 배부키로 했다.
또 방송기기가 고장을 일으키거나 녹음테이프가 변질되는 사태에 대비해 2억원
을 투입,시험장 마다 카세트라디오를 2대씩 주고 녹음테이프도 4개씩 넉넉하게 나눠
줄 방침이다.
이와함께 방송시설이 완벽한 학교를 시험장으로 우선 지정하고 방송담당요원은
가급적 그 학교 교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따라서 비행기 이.착륙 완전 금지,시험장 200m이내 경적 사용금지,열차 구간별
서행 등 듣기평가 시간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던 국가적 통제는 소음을 일으
킬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이 이처럼 듣기평가 방식을 바꾼 이유는 소음과 난청, 전파장애 등으로
방송 수신상태가 좋지 않아 제대로 문제를 듣지 못했다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항의
가 지난 94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래 매년 끊이지 않았기 때문.
특히 지난해에는 서울 한 고교에서 수험생들이 영어 듣기평가 재시험을 요구했
는데도 배치된 정.부감독관의 의견이 서로 달라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일부 수험생들
은 그대로 귀가하고 남아있던 수험생들만 재시험을 치러 형평성 문제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듣기평가 방식이 바뀌면서 앞으로는 스피커나 녹음상태 불량에 따른 수
험생들의 항의가 나타날 수도 있어 유사시 감독관들의 대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