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화지구 내 남동문화예술회관 옆 해오름공원(호수공원). 나무가 듬성듬성하게 식재된 공원산책로를 한 주민이 걷고 있다. /임순석기자

인천시 남동구 한화지구가 준공 승인을 앞두고 있다. 2004년 12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지 8년 만이다. 한화지구가 준공 승인을 얻으면 인천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되는 셈이다. ┃표 참조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이다 보니 무상귀속·기부채납 시설 인수인계 작업이 쉽지 않다.

수목 식재·방음벽 설치등
사업완료 불구 민원 많아
기부채납등 인수인계 난항
區 "주민요구 해결이 우선"


■ 한화·남동구 준공승인 놓고 '갈등'

한화는 사업이 완료됐기 때문에 빨리 준공 승인을 내달라는 입장이다. 현재 토지 소유권은 한화가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매달 1억~2억원의 관리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한화측의 설명이다. 준공 시점이 연장될수록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한화지구는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공사현장'으로 돼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토지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도로·공원 관리와 불법 노점상 단속 등도 한화 몫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지구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이 없다. 준공 승인이 늦어져 현상 유지만 하고 있다"며 "무상귀속·기부채납 시설 소유권이 빨리 구청으로 넘어가야 구민들이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동구는 준공 승인 전에 주민 요구사항을 해결해야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한화가 준공 승인을 받으면 모든 민원을 남동구가 해결해야 한다. 남동구가 무상귀속·기부채납 시설 관리·운영비를 한화에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주민 요구사항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준공 승인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쓰레기자동집하시설 등 일부 시설에 문제가 있어 (한화와) 관리·운영비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 주민 "추가 시공 없이 기부채납 NO"

주민들 요구사항 중에는 '공원 수목 추가 식재'가 가장 많다. 이밖에 '수인선 지상철 구간 돔형 방음벽 설치', '해안도로 과속 방지턱 설치', '버스승강장 추가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11일 취재진이 직접 남동문화예술회관 옆에 있는 해오름공원(호수공원) 등을 둘러봤다. 호수를 둘러싼 울타리에는 '시설물 사용 금지'라고 적힌 현수막이 모두 3곳에 걸려 있었다. 한 바퀴 도는데 약 25분 정도 걸리는 이 공원에는 듬성듬성 식재된 나무와 산책로에 벤치 24개와 정자 1개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9단지에 산다는 한 주민은 "공원에 나무가 정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파트 단지 내부 조경도 민원이 많다고 한다. 한 단지의 관리소장은 "지대가 낮고 바다와 인접해 있어서 그런지 나무가 뿌리를 잘 내리지 못한다"며 "육안으로 짐작했을 때 3분의 1 정도가 죽은 것 같다.

나무 교체 민원이 많은데 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화가 밝힌 한화지구 녹지율은 44.25%로, 송도국제도시 녹지율(32%)보다 높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와 비교했을 때 공원에 나무가 너무 없다고 지적하는 주민도 있었다.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은 애물단지가 된지 오래다. 에코메트로 11단지 60번 투입구에는 '음식물봉투 수거 중단 안내' 판이 붙어 있었다. 1105동에 거주하는 박모(66·여) 씨는 "음식물 투입구 고장이 너무 자주 있었고, 그럴 때마다 투입구 주변에 음식물 봉투가 쌓였다"며 "지금처럼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통에 직접 버리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에코메트로 총연합회는 최근 남동구에 보낸 공문에서 "공공시설물 추가 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한다"며 "이를 어길 시 기부채납에 강력 반대한다"고 했다.

/목동훈·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