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이 16일로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피 말리는 막판 '사흘 전쟁'이 시작됐다.
예측불허의 박빙 승부 속에서 '굳히기'에 나선 박 후보와 '뒤집기'를 시도하는 문 후보의 퇴로 없는 대결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로 인한 '깜깜이 선거' 국면에서 박 후보 측은 "이제 승기를 굳혔다", 문 후보 측은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고 각각 주장하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 캠프 측이 상대 후보에 대한 무차별 폭로 등 경쟁적으로 네거티브전에 나서면서 새 정치와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혼탁ㆍ과열, 이전투구, 고소ㆍ고발 선거전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서울시선관위가 최근 박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을 다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 소속으로 알려진 윤모씨를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이날은 새누리당이 제기한 민주당의 여의도 제2당사 불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선거운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측 모두) 선거 마지막 날까지 네거티브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후보를 지원 중인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전날 트위터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정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이겨도 절반의 마음이 돌아섭니다"라며 네거티브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양측의 전략 및 막판 판세에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또 '박근혜 저격수' 역할을 자임해 온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이날 전격 사퇴가 박빙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후보 사퇴에 따른 판세 영향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일정부분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 율 명지대 교수는 "이 후보의 사퇴가 큰 영향을 못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중도층은 종북을 싫어하는데 사실상 종북의 상징처럼 돼 있는 이 후보가 누구를 지지하거나 반대한다고 했을 때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통합진보당 표는 당연히 문 후보 쪽으로 옮겨 갈것"이라면서 "이 후보 사퇴로 선거가 정권연장이나 정권교체냐의 축으로 만들어졌기때문에 통합진보당 표는 반(反) 새누리당 쪽으로는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적인 현 판세를 가를 변수로 네거티브 및 이정희 후보 사퇴와 더불어 이날 밤 열리는 마지막 TV토론, 부동층 향배와 투표율,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KBS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TV토론 결과가 박빙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후보 사퇴로 TV토론이 '박근혜-문재인 양자 맞장토론'으로 전환되면서 토론의 변별력이 높아지고 승패 결과도 분명히 갈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의견이다.
양측도 이번 TV토론을 분수령으로 보고 토론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실패론', '민주당 종북연대론'과 함께 준비된 여성대통령론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이고,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과 더불어 박 후보공동책임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이날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여론이 막판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모든 당력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유세경쟁을 벌였다.
새누리당 비박(非朴ㆍ비박근혜)계인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재오 의원은 이날 서울 연신내역 물빛공원에서 박 후보에 대한 대규모 공동유세를 폈고, 안철수 전후보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을 돌며 육성으로 문 후보 지원활동을 이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