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자 경기시민사회포럼 공동대표
오늘은 18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유권자들의 마음과 뜻이 투표를 통해 합쳐지는 날이다. 선거란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이 다양한 통로를 통해 대화와 토론을 거쳐 대표를 뽑는 절차이다.

오늘의 선거,
안으로는 서민이 어깨를 펴고
청년이 희망을 갖게되며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열고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시작점이 되길 염원해본다


곧 선거는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와 쟁점이 부각되는 과정이요, 그 대안과 접근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오늘의 선거를 통해 국민통합의 기반을 다지고, 또 선출되는 대통령이 취임하는 2013년이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유력한 두 후보가 모두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교체를 이야기하고,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며칠 전 일본 총선에 이어 오늘 치러지는 우리 대통령 선거로 한반도와 그 주변국가의 지도력 교체가 마무리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체제의 출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의 복귀, 일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의 집권, 북한 김정은 체제의 출범 등 새로워진 각국 정치지도자들과 우리 대통령이 만들어갈 앞으로 5년 역사는 세계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반도 주변은 19세기 말과 같은 거대한 세력변화가 일어나면서 영토와 역사인식을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19세기가 중국이 쇠하고 서구 열강과 일본이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주변의 분쟁이 발생했다면, 오늘날은 중국이 다시 부상하면서 기존의 국제관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주변 강대국 간의 세력변화는 언제나 한반도 운명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19세기말 격변기에 내적으로는 봉건왕조를 쇄신하여 근대화하지 못하고, 대외적으로는 변화하는 주변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그 어두운 유산이 오늘의 분단 상황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변화가 태동하고 있는 2013년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튼튼히 해 가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휴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시대를 여는 것이며, 동북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협력의 기초를 다지는 길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내적으로는 새로운 시대상황에 부합하는 발전체제와 패러다임을 정착시키는 일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우리나라가 민주화시대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기존의 권위주의적 발전체제를 실질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다.

군사통치의 폭압은 물러갔지만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적 기득권 구조는 혁파되지 못해 경제적 양극화와 정치 불신, 계층 및 세대 간의 갈등은 심화되어 왔다. 유력후보 모두가 방법의 여하를 떠나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정치개혁을 최대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경제적 위기에 처한 조건 속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국가운영과 발전의 원리를 정착시키지 않고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치지도자 몇 사람의 영웅적 결단과 희생만으로 이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후보들의 공약을 생산해 낸 오늘 우리사회 현실에 대한 절박한 문제의식을 국민적으로 함께 나누고, 국민의 지혜와 힘을 바르게 결집할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국민통합이 긴요하고 소중한 것이다.

어떤 사회이든 인간이 사는 곳에는 대립과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이 같은 대립과 이견을 전제하고 참된 소통과 대화를 기초로 타협을 이끌어낼 때 국민통합이 달성되며 국민역량의 온전한 발휘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국가지도자의 개방적 지도력은 새 시대 출발의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다.

아무쪼록 오늘 선거가 우리 모두 희망을 갖고 참여하는 선거가 되며, 그 결과 2013년은 안으로는 중산층과 서민이 어깨를 펴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며,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