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지지부진했던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이전 작업을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하지만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민간투자를 전제로 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1월부터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을 위해 각종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이에 따라 이전 대상 부지인 남동구 남촌동 일대를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고, 도매시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 결정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이전사업 추진을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진행해 내년 하반기 최종 민간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시장의 이전 부지 규모를 당초 28만5천200㎡에서 19만8천340여㎡ 수준으로 줄이고 이전부지에 들어설 시설 규모도 연면적 기준 23만8천16㎡에서 6만6천110여㎡ 수준으로 크게 줄이는 등 이번 이전사업의 사업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민간사업자가 이 부지에 새로운 시장을 조성해 도매시장이 이전할 수 있도록 해주면, 현재 도매시장 부지를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해당 민간사업자에게 넘겨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게 시의 구상이다.

문제는 이번 도매시장 이전사업에 뛰어들 민간 사업자가 나타날지 여부다. 남촌동에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는데는 약 2천3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현재 도매시장 부지를 개발하려면 이보다 2~3배 많은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최소 6천900억원 규모 이상의 사업을 진행할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전사업 규모를 일정 부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사업비 수준을 크게 낮춰 사업성을 높였다"며 "도매시장 이전을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적합한 민간사업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도매시장 이전사업은 당초 인천도시공사가 맡아 추진해왔지만 공사의 재정난 등을 이유로 지난 2010년 포기한 상태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