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선 투표율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대선에서 나타났던 하락세를 멈추고 첫 반등을 기록했다.

중앙선관위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19일 치러진 대선 투표율은 투표 종료 1시간 전인 오후 5시 현재 70.1%를 기록했다.

1987년 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후 대선 투표율은 ▲13대(1987년) 89.2% ▲14대(1992년) 81.9% ▲15대(1997년) 80.7% ▲16대(2002년) 70.8% ▲17대(2007년) 63.0%로 하강 그래프를 그렸다.

이번 대선의 판도는 10년 전의 16대 대선에 가장 근접하고 있다.

시간대별 투표율은 오전 7시 2.8%로 똑같았지만 이후에는 16대 때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격차를 벌렸다.

오전 9시에는 0.9%포인트(18대 11.6%-16대 10.7%), 오전 11시에는 1.8%포인트(26.4%-24.6%), 정오 2.1%포인트(34.9%-32.8%), 오후 1시 3.4%포인트(45.3%- 41.9%), 오후 3시 5%포인트(59.3%-54.3%), 오후 5시 5.6%포인트(70.1%-64.5%) 등으로 시간이갈수록 격차가 커졌다.

투표마감 1시간 전인 오후 5∼6시의 투표율 상승폭이 15대 7.2%포인트, 16대 6.3%포인트, 17대 5.4%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5.5%∼77.3%가 될 것이라는 계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대 진보 진영이 견고하게 결집, 초박빙 구도가 된 것을 투표율 상승의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며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상당수 적극 투표층으로 분류되는 50∼60대 유권자수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것도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는 설명도 있다.

야권의 '투표 독려 운동'이 인터넷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20∼30대 사이에서 투표참여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은 투표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실었고 이는 인터넷과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50세 이상 고령 유권자 증가로 인한 자연투표율 상승 효과에 20∼30대 젊은층의 투표 열기가 더해졌다"며 "야권 성향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간 것도 투표율이 높게 나온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야의 전통적인 텃밭에서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도 눈길을 끈다.

박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의 투표율은 17대 대선에 비해 12.9%포인트 올랐고, 문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광주에서는 무려 17.3%포인트 상승했다.

격전지인 부산과 경남은 17대에 비해 각각 13.9%포인트, 12.7%포인트 상승해 전국 평균 상승폭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