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자 주요 외신들은 "독재자의 딸이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유엔 외교가는 "우리나라가 유엔 가입 21년이 지나 '성년'이 된 시점에 어울리는 기여와 역할을 추구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주요 외신 반응=AFP 통신은 20일 오전 0시3분께 "한국, 독재자의 딸 첫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개표가 85% 진행된 가운데 박근혜 후보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AFP는 박 당선인이 차기 정권에서 대북정책을 비롯해 경제, 복지 등의 여러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번 대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국에 남긴 '유산'(legacy)을 평가하는 선거라는 측면이 일정 부분 존재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최장 집권 독재자의 딸이 세계에서 성별 격차가 가장 확고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을 이끌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과 확대된 소득 격차, 줄어든 일자리, 재벌에 대한 반대 정서 등을 물려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또 추운 날씨에도 이번 대선 투표율은 75.8%에 달해 1997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소개했다.
AP 통신은 "독재자의 딸, 대선 승리"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박 당선인의 당선소식을 알렸다.
AP는 투표율이 높아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박 당선인이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암살당한 후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18년간 통치한 사실 등을 소개하면서 보수주의자들에게 박 후보의 당선은 박 전 대통령 통치의 정당성을 입증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dpa 통신은 "독재자의 딸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박 당선인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유엔=앞으로 다자외교 공간인 유엔에서 우리나라의 외교 역량이 '중견국'의 위상에 걸맞게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유엔 외교가는 박 당선자가 그동안 유엔과의 관계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유엔 가입 21년이 지나 '성년'이 된 시점에 어울리는 기여와 역할을 추구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데 이어 2013∼2014년 2년 임기의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다자외교의 전성기'를 앞둔 상황이다. 따라서 유엔 주변에서는 박 당선자가 이끄는 차기 정부가 유엔 분담금이나 평화유지활동 등에 대한 기여도를 한국의 비중과 위상에 걸맞은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끌어올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본=일본 언론은 한국의 대선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향후 한일 관계의 방향을 점치느라 분주했다.
교도통신은 19일 박근혜 당선자가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거듭되는 가족의 비극을 극복하고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올랐다고 전했다.
통신은 박 당선자가 선거 기간에 대일 외교의 비전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면서 26일 일본 총리에 취임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의 자세를 예의주시하면서 관계 구축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HK 방송은 박 당선자가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로 모친이 서거한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우익지인 산케이신문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는 이명박 정권이 국민 생활을 희생시키면서 재벌을 우대했다고 강조하며 서민의 입장을 전면에 내세워 재벌 규제와 부유층 과세 강화 등을 주장했으나 급격한 변화를 바라지 않는 국민의 목소리가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19일 밤 박 후보가 51.6%의 표를 얻어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내용을 긴급 기사로 타전한 뒤 박 당선자를 "원칙과 신용을 중시하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하는 등 집중 조명했다.
또독재자의 딸인 박 후보가 경합을 벌인 끝에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 5년간 보수 정권이 연장되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도 한국에 파견된 특파원들을 연결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한국의 대선 뉴스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했고 환구시보(環求時報) 인터넷판은 이번 대선이 보수와 진보 세력의 대접전 양상으로 전개된 가운데 20∼30대의 젊은층은 문재인 후보를, 50대 이상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