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업무용토지의 법인세를 추징하면서 가산세를 내지 않게 해주겠다며 1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받아 가로챈 전직 세무공무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용인경찰서는 12일 전 용인시청 법인세 담당 공무원 최모씨(39.수원시 권선구 서둔동)를 업무상 배임 및 공문서 위조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최씨는 지난해 3월 22일 광원어패럴(주) 소유의 부동산인 용인시 기흥읍 보라리 산 109번지가 창고용지로 용도변경된 뒤 나대지로 방치된 사실을 적발하고 비업무용토지로 분류해 추징금과 가산세를 부과할 목적으로 동료 공무원 장모씨와 함께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에 소재한 광원어패럴 사무실을 찾아가 세무조사를 벌였다.

최씨는 이 과정에서 이 회사 경리부장 이모씨(39.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에게 접근해 “세무관계로 할 말이 있으니 만나자”라며 전화를 걸어 지난해 3월말께 수원의 모음식점에서 이씨를 만나 “자신에게 추징금을 맡기면 윗사람에게 잘 부탁해 가산세를 면제해주겠다”고 돈을 주도록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이에따라 지난해 3월 27일 한빛은행 용인지점에서 현금 1억1천197만원을 인출해 최씨에게 전달한뒤 같은해 4월 23일 수원시 영통동 경희대앞 길에서 최씨를 만나 우체국 소인만 찍힌 가짜 납세고지서 및 영수증을 전달받았다.

이씨는 그러나 최씨가 건네준 영수증의 소인이 거짓인 것을 확인하고 최씨에게 세금납세액 전액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하며 다그치자 “친구에게 납부를 의뢰했는데 사기를 친 것같다”고 변명하면서 지난해 4월 24일 1차로 1천600만원을 돌려준뒤 지난 1월 6일까지 6차례에 걸쳐 총 5천650만원을 변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또 횡령한 1억여원 가운데 5천500여만원을 개인빚을 갚는데 사용한뒤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이씨에게 돈을 주지 않다 말썽이 난 지난 2월 19일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퇴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지난 3월 교통사고를 당해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龍仁=金星圭 기자 seong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