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중앙선대위 관계자들과 만나 오랜기간 선거운동 과정에서 쌓인 국민들과의 정(情)을 강조하면서 "빚을 갚는 심정으로 그 분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와는 통화를 갖고 협력의 정치를 하자고 제안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낮 중앙선대위 관계자 50여명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 자신이 국민을 '정치공학적으로' 대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번 대선공약이 국민에 대한 '진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있었던 오찬에서 박 당선자는 "제가 이번 선거를 '마지막 정치여정'이라고 한 것은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다. 국민행복시대도 그냥 선거구호가 아니다. 진심이 담긴 것"이라는 요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제가 어려웠을 때 '정치공학적으로 해라', '전략적으로 하면 선거에서 몇% 이긴다' 등의 얘기가 있었지만 듣지 않았다"면서 "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인간적 애정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저는 국민을 만나고 눈 맞추고 얘기하면서 쌓인 정이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1998년 대구 달성군 보선 때부터의 크고작은 선거 경험을 얘기, "감자를 삶아다주는 사람, '맛있는 것 사먹으라'며 꼬깃꼬깃한 1천원을 건네는 할머니, 신문지에 싼 족발을 권하는 사람들을 만날때 그들의 눈을 똑바로 보면 저를 사랑하는 진심에 목이 멨다"면서 "저는 그것이 국민에게 진 빚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그것을 갚아드리고 싶다"며 "정말로 민생 하나는 해결해놓고 싶은데 그러려면 저의 힘만으로는 안되니 도와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지만 이게 다 국민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선택받고자 함이 아니었겠느냐"며 "앞으로 국민을 위해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문 전 후보는 박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 뒤 "박 당선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민주당 김현 대변인이 전했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