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많은 승자의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좀 더 적은 패자의 지지자들은 낙담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도 프레임, 네거티브, 안보, 세대별·지역별 투표율, 보수·진보의 결집 등 여러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확실한 것 한가지는 비슷한 대결 구도로 치러진 지난 2002년 16대 대선과 비교했을때 세대별 갈등이 더 깊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2002년 대선때의 MBC출구조사와 이번 대선의 KBSㆍMBCㆍSBS 방송3사 공동 출구조사를 살펴보면 20대의 경우 16대 대선에서 59.0%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34.9%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찍었다. 그 격차는 24.1%포인트였다.
이번 대선에서는 65.8%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33.7%가 박근혜 당선자를 선택했다. 그 격차는 32.1%포인트로 16대보다 더 벌어졌다. 30대의 경우도 16대때는 격차가 24.1%포인트였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33.4%포인트로 늘어났다.
반대로 50대는 16대때는 57.9%가 이 후보를, 40.1%가 노 후보를 찍어 격차가 17.8%포인트였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62.5%가 박 당선자를, 37.4%가 문 후보를 선택해 격차가 25.1%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60대의 경우도 16대때는 격차가 28.6%포인트였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44.8%포인트로 늘어났다.
문제는 이런 지지율 격차가 단지 수치로 그치지 않고 갈등으로 촉발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누리꾼은 다음 아고라에서 복지에 대한 노년층의 인식을 문제 삼으며 "가뜩이나 재정이 악화되어가는 지하철공사에서 노인 무임승차를 전면 폐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청원을 올렸다. 자신을 50대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은 "모든 복지를 폐지하고 청년 일자리 만들기도 (젊은층이)알아서 하라"며 서명을 받고 있다.
노동자들의 극단적인 선택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1일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최모씨가 자살한 데 이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모씨도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노사갈등이 극심했던 사업장 노동자들로 생활고에 시달려왔다. 그러다 대선결과를 보고 더 이상 희망을 품지못한 채 벼랑끝에 몸을 내던졌다.
국가는 기업과 달리 구조조정을 할 수 없다. 국민 모두를 껴안고 가야 하며, 특히 소외계층을 품어야한다. 한 표를 행사하며 대통령을 만들었던 국민들은 언제든지 그 선택을 철회할 수 있다.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다. 박근혜 당선자는 '국민대통합'을 줄곧 강조해왔다. 인수위에서부터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며 단지 구호로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