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몇 년간 '여배우 기근'이란 말이 돌 정도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여배우가 없었던 가운데 최근 박보영과 한혜진, 한효주 등이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박보영은 지난 가을 개봉해 흥행한 영화 '늑대소년'에 출연해 스크린을 빛냈다. 늑대소년은 송중기를 연예계 대세로 올려놓았지만 박보영과의 호흡이 없었다면 이런 성공은 어려웠을 거란 평가다. 박보영의 순수한 이미지와 한정적인 연기는 송중기를 리드해가면서 늑대소년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지난 출연작 '과속스캔들'에 이어 또 다시 대박을 터뜨린 박보영은 올해 스물두살이라는 어린나이에도 충무로에서 믿을 만한 여배우로 꼽히고 있다.
또 한혜진은 최근 개봉한 영화 '26년'에서 복수극의 핵심 인물인 저격수 역할을 맡아 흔들림 없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활약해온 그녀는 스크린에서도 힘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충무로의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국내 로맨틱코미디의 흥행사를 써온 배우 김아중과 손예진의 귀환도 반갑다.
김아중은 이달 초 개봉한 성인용 로맨틱코미디 '나의 PS 파트너'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로맨틱코미디 '미녀는 괴로워'를 대박으로 이끈 김아중은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나의 PS 파트너'에서도 노련한 연기와 싱그러운 활력을 동시에 보여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충무로를 이끌어온 손예진은 올해 연말 다시 '타워'로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주로 출연해온 로맨틱코미디, 멜로 장르가 아닌 블록버스터 재난영화라는 점에서 신선한 모습이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설경구를 비롯한 걸출한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미모와 안정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처럼 최근 두드러진 여배우들의 활약은 액션이나 범죄, 스릴러 장르가 주도한 2006~2010년에 비해 지난해부터 멜로와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살아나고 있는 추세와도 관련이 깊다.
올 상반기 흥행작인 '건축학개론'(수지·한가인), '내 아내의 모든 것'(임수정), '은교'(김고은)까지 고려하면 그런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또 올해 최고 흥행작인 '도둑들'에서도 최동훈 감독은 멜로를 녹이며 여배우들(전지현·김혜수·김해숙)을 연령대별로 영리하게 활용해 1천30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을 이룰 수 있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여배우들은 남자 배우들에 비해 한 작품에 더 집중하고 캐릭터 연구 및 연기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경향이 있다"며 "관객 입장에서도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는 배우들에게 더 강하게 몰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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