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지역의 주택대출이 5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부동산경기 침체의 중심지인 서울의 주택대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집값이 완만하게 오른 비수도권 주택대출(세종시 제외)은 증가했다.

2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308조8천765억원이었던 예금은행의주택대출은 올해 10월 말 313조7천246억원으로 4조8천481억원(1.57%)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9조6천230억원에서 305조3천972억원으로 15조7천742억원(5.4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주택대출 증가액이 3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주택대출이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모든 주택 관련 대출을일컫는 개념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주택대출이 234조3천612억원에서 232조9천701억원으로 1조3천911억원(0.59%) 줄었다. 2006년 말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의 주택대출 감소를 주도한 것은 서울이다.

이 기간 서울 주택대출은 113조5천110억원에서 111조7천460억원으로 1조7천650억원(1.55%) 줄었다.

11~12월 통계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점을 고려하면 연내에 서울 주택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같은 기간 경기권 주택대출은 0.06%, 지난해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인천 주택대출은 1.26% 늘어나는데 그쳤다.

비수도권 주택대출은 74조5천153억원에서 79조9천971억원으로 5조4천818억원(7.
36%) 늘었다.

특히 전남(17.61%)과 경남(16.09%), 울산(10.69%), 광주(10.49%), 전북(10.27%)지역은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수도권의 주택대출 증가액이 수도권을 앞선 것은 수도권의 부동산경기 침체 현상이 두드러진 데 비해 지방 집값은 최근까지 완만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를 보면 수도권 주택가격 매매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의 주택가격 매매지수는 3.0%,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의 매매지수는 3.1% 상승했다.

비수도권 거주자들의 빚이 수도권 거주자보다 적어 상대적으로 주택대출 여력이큰 점도 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등이 실시한 올해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로는 수도권 거주자의 부채(보유가구 기준)가 평균 1억835만원으로 비수도권 거주자(5천520만원)의 두 배에 이른다.

지방 도시 또한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여 비수도권 주택대출 증가폭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은 "서울은 집값 상승 전망이 불확실하고 대출 관련 규제가 까다로워 주택대출 축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비수도권도 중대형 주택가격 하락이 시작돼 수도권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