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택 한국복지대학교 광고홍보과 교수
요즘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박람회의 한국관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 도서전이나 디자인, 패션, 관광전 등이 열리면 한국관 주변이 유난히 북적이면서 활기에 넘쳐 있다. 한국이 이렇게 세계 속에서 부상하게 된 것은 단연 K팝 열풍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K팝에 무엇이 있기에 그럴까 하고 궁금해서 콘서트나 축제가 열리는 현장도 몇 번 가보았다. 그리고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관람객 입장에서 나름 분석을 해보았는데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이 되었다.

하나는 종합예술로서의 K팝이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군무, 제각각인 듯하지만 통일된 콘셉트가 녹아있는 다양한 패션, 첨단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번쩍번쩍 돌아가는 무대장치, 게다가 젊고 아름다운 가수들… 와! 눈이 즐겁다.

또 하나는 긍정적인 에너지로서의 K팝이다. 우리 사회는 요즘 부쩍 소통의 부재를 걱정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실업 등으로 좋지 않은 경제상황까지 맞으면서 우울한 분위기다. 그러나 K팝은 한바탕 신명나는 놀이터가 되어 하는 사람, 보는 사람, 보면서 하는 사람을 하나로 만든다. 와~! 짜릿한 에너지가 충천한다.

특히 얼마 전 전 세계에서 온 100여명의 K팝 팬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K팝 커버댄스 플래시몹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울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선명한 경복궁 전경을 배경으로 얼굴색이 다양한 전 세계 젊은이들이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춤추며 하나가 된 모습이라니….

이 만만찮은 K팝의 힘이 한국문화의 다른 분야까지 번지고 있다. 노래의 가사를 알고자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고, 한국의 예술품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한국에 가보고 싶고, 한국문화 전반을 알고 싶고… 이 코리아 열풍은 K패션, K디자인, K아트, K스타일, K에코, K컬처 등으로 불리면서 일반적인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들도 다양하다. 지난 9월 남산 국립극장에서 한국무용극 도미부인을 보게 되었다. 풍악놀이, 궁중연회, 강강술래, 씻김굿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 준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완성도 높은 무대연출, 그리고 스토리에 맞춰 펼쳐진 국악연주는 다양하고 무한하게 확장되면서 새로운 세계를 보여 주었다.

모든 나라와 민족은 모두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문화도 유구한 전통을 통해 정제되고 발전된 독특한 멋과 매력이 있다. 잘 들여다보면 자연에 가깝고, 깊이와 정성이 있어 보는 이에게 영감을 준다.

이제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된 나라에서 매력 있는 활기찬 나라로 이미지 변신을 하며 주목받고 있다. K팝은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인간의 보편적인 신명으로 모두를 하나로 만들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전통문화 속에 깃든 신명과 멋이 전 세계에 퍼져서 같이 즐기고 누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