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라국제도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의 투입구가 잘 열리지 않는데다, 용량이 작아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아파트 입구 인근에 위치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투입기 옆에는 쓰레기봉투 10여개가 나뒹굴고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러 온 30대 여성이 봉투에 부착된 인식 스티커를 이용해 출입구를 열려 했지만 몇 번을 시도해도 입구는 열리지 않았다.
이 여성은 입구를 여는 것을 포기했는지 인근에 쓰레기를 놓고 돌아갔다. 아파트 경비원 윤모(53)씨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입구가 잘 열리지 않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옆에 그냥 두고 간다"며 "쓰레기봉투가 조금만 가득 차더라도 투입기 입구가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또 "문을 열기가 힘들다 보니 빈 종량제 봉투를 가져와 입구를 열고,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인근에 위치한 다른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파트 전체를 확인했는데, 모든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투입기 옆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추운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인근에는 악취가 나고 있었다.
심지어 대다수의 쓰레기 투입기는 가득 찬 상태로 쓰레기를 버릴 수 없는 상태였다. 아파트 주민 이강석(66)씨는 "배출량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설치만 해 놓은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면 왜 돈을 들여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제도시인데…
배출량 주먹구구 조사 ?
주민 "투입구 열기 불편
용량 코딱지" 불만
주변 방치·악취 대책급해
LH에 따르면 지난해 10월15일부터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공동주택 1만7천 세대와 상가들이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투입기를 통해 배출된 쓰레기를 임시저장소에 보관한 뒤 생활 폐기물과 음식물 폐기물을 하루에 각각 2회, 1회 집하장으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이다. LH는 쓰레기 수거 차량의 소음과 쓰레기 악취를 없앨 수 있는 친환경적인 시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투입기 개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내부에 있는 쓰레기의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쓰레기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설치한 자동집하시설이 오히려 쓰레기 방치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투입기는 종량제 봉투에 부착된 인식 스티커를 사용해 열게 돼 있다. 그러나 4~5초간 투입기에 완전히 밀착시켜야만 입구가 열리는 탓에 쓰레기 양이 조금만 넘쳐도 입구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아울러 투입기부터 집하장까지 이동시간이 길게는 3~4시간 소요돼 하루에 2차례 이상 쓰레기를 흡입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이유로 쓰레기 투입기는 항상 '충만' 상태에 불이 들어와 있다.
LH 관계자는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과도기적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주민들도 분리수거 등을 철저히 지켜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