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기 섞인 바다내음과 흙진주 빛의 갯벌,탁 트인 서해안 앞바다, 푸른 나뭇잎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화성군 서신면 궁평리 씨랜드 놀이동산.
25일 동화속같은 씨랜드의 모습은 여전히 아이들의 동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1년전 이맘때인 이달 30일 23명의 어린 목숨을 무참히 앗아간 참사의 현장에는 이런 사실을 모르는 또다른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불길속에서 숨져간 아이들의 절규를 대신하고 있었다.
그저 새까맣게 그을려 방치된 수련원과 내부에 타다만 연필과 이불만이 당시의 끔찍했던 참상과 숨진 아이들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넓은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가져온 도시락을 숲속 그늘에서 먹는 가족들,그을린 수련원을 제하면 영락없는 보통 행락지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 사이로 참사의 현장을 찬찬히 둘러보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친목계원들과 함께 궁평리 유원지로 놀러왔다 이곳을 찾은 김명수씨(64.안양시 안양2동)는 “1년전 이곳에 벌어진 치욕스런 과거를 보고 싶어 계원들과 함께 방문하게 됐다”며 “씨랜드를 값비싼 대가를 치룬 교훈의 현장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련원 옆 나무숲 사이에선 숨져간 어린 영혼들을 위로하려는 수원 모 교회 신자들의 추모기도가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돈벌이에 눈먼 어른들의 욕심으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순결한 어린 영혼들에게 주님이 영원히 함께 하시길”
기성세대에겐 뼈져린 교훈의 장으로 어린이들에겐 새로운 꿈을 키워나갈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 화재참사 1주기를 앞둔 씨랜드가 이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金鎭泰.王正植기자.wjs@kyeongin.com
씨랜드 참사 1주년 현장르포
입력 2000-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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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6-2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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