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이제 또 새해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작년 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는 등 올해 경제 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그래도 해가 바뀐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된다. 새해 첫날이면 밝아오는 새해의 일출을 보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들이 바다로 산으로 몰리는 것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한 해 동안의 모든 일들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자기 암시의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나라 경제 사정이 어려울수록 사회적 약자 계층이 더 힘들어지게 된다. 새해에도 원화의 평가 절상이 이어질 전망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 대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하고 환위험 대처 능력이 약한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또한 경제 상황이 나빠지게 되면 무엇보다도 소비가 위축되어 골목상권이 더 악화되게 된다.

2013년 계사년, 이제 해도 바뀌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새 정부는 '민생'을 강조한 바와 같이 여민동락(與民同樂)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여민동락이란 맹자에서 유래된 말로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라는 뜻으로,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비유하는 말이다.

이 고사(故事)는 "곧 왕이 백성들에게는 고통을 주면서 자기만 즐긴다면 백성들이 반발하겠지만,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한다면 왕이 즐기는 것을 함께 기뻐할 것"이라는 맹자의 '양혜왕장구(梁惠王章句)' 하편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여민동락하기 위해서는 나라가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할수록 서민층을 위한 정책들이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동네의 시장 상가에 발길이 끊이지 않고 북적이며, 나라의 정책에 관심이 없어도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는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 골목상권 보호, 하우스 푸어와 같은 신조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민생정책이 진정성 있게 실현되기를 새 정부에 기대해 본다.

원화의 평가 절상 이뤄질 전망
우리나라 수출에 악영향 우려
환위험 대처능력 약한 中企 타격
소비 위축돼 골목상권도 암울
경제민주화 강조한 새 정부
서민층 정책 우선 시행해야


사회적 약자, 즉 중소기업이나 골목상권의 상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중소기업들에 대한 불공정거래, 골목 상권을 압박하는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생계형 업종의 확장' 등에 대해 보다 엄격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

경제민주화라는 의미도 시장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토양을 만들어 준다는 원칙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또한 2013년은 긴축경영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채용이 감소하면서 실업률 증가가 우려된다. 새 정부에서는 청년 실업 감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기업이나 새로 시행되는 협동조합 설립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도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올해의 덕담으로 고복격양(鼓腹擊壤)의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고복격양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중국 고대의 전설적인 요(堯)나라 임금이 자기가 세상을 잘 다스리고 있는지, 백성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살피기 위해 시찰을 했는데, 이때 유행한 민요로 노인이 먹을 것을 입에다 물고서 배를 두드리고, 흙덩이를 치면서, "해가 뜨면 들에 나가 일하고, 해 지면 들어와 쉬네. 샘을 파서 물을 마시고, 농사지어 내가 먹는데, 임금의 힘이 어찌 미치리오"라면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는 데서 고복격양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고복격양은 백성들이 배를 두드리고, 땅을 갈며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태평성대를 누린다는 의미이다. 계사년을 맞이하여 뱀의 지혜로움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지혜롭게 잘 이겨나가 우리 경제구조의 양극화가 줄어들고 국민 모두가 경제적 걱정 없이 잘 살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