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에잇시티) 사업이 정해진 기한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낭떠러지에 몰렸다.

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이 사업을 추진하는 (주)에잇시티는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 받기로 한, 자본금 증자 목적의 투자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두 기관은 지난 해 10월 업무협약을 맺고 1차로 작년 말까지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실패한 것이다.

자본금 63억원으로 지난해 6월 공식 출범한 에잇시티는 현재 심각한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SDC그룹의 투자도 시한이 만료됐다. SDC는 에잇시티와 지난해 6월 양해각서를 주고받고, 지난 달 5일까지 재무적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화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지만 자금 조달을 하지 않았다. 중국 상하이그룹이 에잇시티에 100억원을 증자해 대주주로서 사업을 선도한다는 계획은 이미 물거품이 된지 오래다.

지난 한 해 목표로 한 국내외 투자가 모두 실패한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에잇시티에 오는 25일까지 자본금을 증자할 것을 통보했지만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평가다.

우선 에잇시티와 한국투자증권측은 증자 조건으로 인천시가 추후 지분을 되사는 풋옵션 방식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시는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다. 또 한국투자증권이 아닌 다른 금융사에서 자금 조달이 이뤄질 경우 해당 자금의 1%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하는 '배타적 권한'이 협약에 나와 있어 투자기관 다변화도 어렵다.

무엇보다 에잇시티가 사업타당성 조사를 거쳐 내부수익률, 투자수익률 등을 산정하지 않아 '정상적인 투자'가 발생하기 불가능하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판단이다.

인천경제청의 자본금 증자 통보는 '최후통첩'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에잇시티가 오는 25일내 증자에 실패하면 인천경제청이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