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에 폭카족들까지 심야에 굉음을 내며 대로를 질주하는 스피드족들 때문에 무더위로 고통받는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또한 이들로 인한 각종 사고도 늘고 있지만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8일 새벽 0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영통대로.

텅빈 왕복 10차선의 도로를 폭주족들이 모는 오토바이가 굉음을 울리며 달리고 있다.둘씩,셋씩 짝지은 10대들의 머리마저 형형색색이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의 영통대로 초입에서부터 용인시 기흥읍까지 굉음을 울리며 폭주족들의 선두를 달려온 김모군(17.학생)은 “아슬아슬하고 재밌다”며 “사고는 걱정하지 않는다.스릴있고 시원하다”고 반문했다.

지난해 9월 중국집 배달일을 하면서 밤에는 함께 오토바이를 타던 친구를 교통사고로 잃었다는 김군은 안양을 거쳐 서울까지 원정을 가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수원시 영통동 청명마을 동신아파트에 사는 주부 정학숙씨(29)는 “가뜩이나 더워 창문을 모두 열고 자는데 한밤에도 굉음에 놀라 서너번씩은 잠을 깨곤한다”며 “두살바기 아이가 경기를 하며 울어댈때는 울화가 치민다”고 하소연했다.

분당과 일산,평촌,수지등 대로를 끼고 있는 도내 신도시들도 야행성 폭주족들로 아파트단지의 주민들도 한밤이면 활동을 시작하는 폭주족들때문에 '신도시의 잠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차량의 머플러를 떼낸채 굉음을 울리며 달리는 일명 '폭카족'까지 등장해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국산 스포츠카나 소형차를 개조해 울긋불긋 차량을 장식한 이들은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나 골목길에서까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질주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이 10대인 이들 스피드족 때문에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경기도내에서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32명의 학생가운데 18명이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 정도다.

경찰도 이들 때문에 교통사고가 빈발하는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단속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들을 추격하다 또다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때문에 집중단속을 못하고 있다.

한 여름밤의 정적을 깨뜨리는 스피드족들의 광란에 가뜩이나 열대야로 잠을 설치는 시민들의 고통이 더해만 가고 있다./朴峴秀기자·parkh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