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 내년도 예산안이 우여곡절 끝에 의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빚어진 준예산 체제에서 7일 만에 벗어났다. 성남시의회는 7일 제192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시가 제출한 2013년도 본예산안 2조1천222억원 가운데 679억원을 삭감한 수정 예산안 등 40여개 안건을 의결했다.
격론 정회거듭 퇴장하려다
3곳 봉쇄 주민에 저지당해
679억 삭감한 2조 543억원
수정예산등 40여 안건가결
도시개발공 설립조례 보류
주요 삭감 예산은 혁신교육사업비 100억원,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금 7억4천만원, 대장동·1공단 결합개발사업 용역비 8억원, 위례신도시 아파트 토지매입비 352억원, 반려동물 문화공간 조성비 8천만원, 의료원 공사비 70억원(일부) 등이다.
시의회는 지난 연말 정례회와 임시회에서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해 성남시정 사상 첫 준예산 사태를 불러왔으며, 법정 경비와 계속 사업을 제외한 공공근로사업, 시민 강좌 등 각종 민생사업이 중단돼 큰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갈등을 촉발한 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은 이날 임시회에서 기명투표 끝에 보류됐다. 전체 의원 34명 중 새누리당 16명이 보류에 찬성했다. 시가 요구한 위례신도시 아파트 건설·분양사업 안건도 새누리당의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그러나 정자동 시유지 매각 안건은 찬성 30표, 반대 3표로 가결돼 부지 매각을 통한 기업 유치가 가능해졌다. 성남문화재단 제3대 대표이사로 내정된 신선희(67·여·전 국립극장장)씨의 임명 동의안도 가결됐다.
이날 본회의는 오전 10시 개회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늦게 출석, 오전 11시45분 시작됐고 격론과 정회 끝에 오후 5시50분에 폐회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예산 의결에 앞서 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의결 여부를 놓고 옥신각신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예산안부터 먼저 처리하자고 요구했고, 민주통합당은 일반적인 절차대로 조례안부터 의결하고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회를 요구하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려다가 주민들에게 저지당했다.
의원들이 주민들에게 떼밀려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온 뒤 회의가 속행됐다. 본회의장 밖 복도와 방청석에는 사회단체 회원과 대장동 개발예정지 주민 등 200여명이 몰려와 의회를 압박했다. 일부 주민은 의안 의결 전에 본회의장을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한때 출입구 세 곳을 육탄 봉쇄했다.
앞서 오전 10시 시청사 앞에서는 성남지역 10여개 시민·단체 회원 200여명이 준예산 사태를 규탄하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성남/김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