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정문 앞에 쌓여 있는 골재더미가 아시안게임 승마경기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 매립종료 부지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승마장을 조성하고 있다. 승마장은 이달 착공에 들어가 내년 5월 완공될 예정으로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문제는 수도권매립지 정문 앞에 위치한 적치 골재다. 승마장은 매립지공사 본관 건물 북쪽과 수도권매립지 정문 동쪽에 위치하는데, 적치 골재와의 직선거리가 100~200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골재더미는 지난 1990년대 중·후반 무렵부터 인근 건설폐기물 중간처리 업체들이 쌓아둔 것으로 35만9천268㎡ 부지에 1천500만t가량이 쌓여 있다. 골재더미는 운반차량의 비산먼지와 파쇄 작업에 따른 소음, 도시미관 저해 등으로 서구지역의 오랜 골칫덩이가 됐다. 이 때문에 매립지공사는 주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말이 먼지나 소음에 노출돼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말은 겁이 많고, 청각과 후각에 민감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매립지공사 관계자는 "매립지 정문 앞에 있는 골재더미에 올라가면 수도권매립지 승마경기를 공짜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가깝다"며 "분진과 파쇄 소음 때문에 평소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 말이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또 "아시안게임 경기장에 수많은 외국인이 찾아올텐데 매립지 정문에 흉물이 딱 버티고 있어 국제적 망신을 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관리감독기관인 서구도 수년간 적치 골재를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골재 수요처도 없는 데다 토지주 및 적치행위자간 이해관계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구 관계자는 "지금부터 치워나가기 시작한다 해도 아시안게임 대회기간과 겹치고 적치 골재를 치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먼지가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며 "골재더미 자체에서는 크게 먼지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풀을 심는 등 미관상 조치를 취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