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밀리지 않을까? 시간이 지체되면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라는 걱정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나들이에 마냥 신이 났다. 걱정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네 식구가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다.
3시간여만에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옥인동에 새 둥지를 튼 아름다운 재단 집들이 행사. 1% 나눔 기부를 통하여 알게 된 인연으로 초청받아서 가게 되었다. 하루 꼬박 재단을 열어두고 재단의 지난 10년 역사를 일군 기부자님들과 이웃을 초청하여 나눔의 가치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인지 아직도 준비가 한창인 재단 식구들이 반갑게 맞아 주셨다. 초청한 손님들의 이름표와 안내장,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준비한 모습들이 너무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먹을거리를 준비했고, 갓 이사 후에 집들이 날을 맞추느라 사무실 곳곳의 정비와 청소를 위해 애쓰신 모습들이 보였다.
재단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각 파트별로 준비된 미션을 수행해서 성공할 때마다 선물도 받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에서의 나눔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었다. 악기 연주, 사진 촬영, 캐리커처 등 금전적인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활용하여 기부하는 재능기부, 이러한 나눔의 방법이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 많이 피곤했는지 바닥에 앉아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잠들어 버린 우리 아들의 모습이 애처로웠지만 한편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의 나들이가 나눔에 대해 자연스레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작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무관심한 표정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할뿐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듯하다.
사랑은 관심이다. 그냥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랑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실행되어지고 행동으로 옮겨져야만 그 사랑이 전달되는 것이다.
오늘 병원을 찾으시는 환우 분들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자. 관심을 가지면 보이지 않던 그 분들의 필요가 보이고 그 분들의 필요를 채워 드리는 것, 그것이 나눔이고 사랑이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