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대석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영상의학과
주말, 아이들과 함께 서울 나들이를 준비했다. 자동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한 나들이라 아이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며 집을 나서는 길,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 출발이었다.

'차는 밀리지 않을까? 시간이 지체되면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라는 걱정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나들이에 마냥 신이 났다. 걱정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네 식구가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다.

3시간여만에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옥인동에 새 둥지를 튼 아름다운 재단 집들이 행사. 1% 나눔 기부를 통하여 알게 된 인연으로 초청받아서 가게 되었다. 하루 꼬박 재단을 열어두고 재단의 지난 10년 역사를 일군 기부자님들과 이웃을 초청하여 나눔의 가치를 보고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인지 아직도 준비가 한창인 재단 식구들이 반갑게 맞아 주셨다. 초청한 손님들의 이름표와 안내장, 소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준비한 모습들이 너무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소박하지만 정겨운 먹을거리를 준비했고, 갓 이사 후에 집들이 날을 맞추느라 사무실 곳곳의 정비와 청소를 위해 애쓰신 모습들이 보였다.

재단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각 파트별로 준비된 미션을 수행해서 성공할 때마다 선물도 받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에서의 나눔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었다. 악기 연주, 사진 촬영, 캐리커처 등 금전적인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활용하여 기부하는 재능기부, 이러한 나눔의 방법이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 많이 피곤했는지 바닥에 앉아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잠들어 버린 우리 아들의 모습이 애처로웠지만 한편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의 나들이가 나눔에 대해 자연스레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작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지만 그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무관심한 표정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할뿐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듯하다.

사랑은 관심이다. 그냥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사랑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실행되어지고 행동으로 옮겨져야만 그 사랑이 전달되는 것이다.

오늘 병원을 찾으시는 환우 분들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자. 관심을 가지면 보이지 않던 그 분들의 필요가 보이고 그 분들의 필요를 채워 드리는 것, 그것이 나눔이고 사랑이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