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가 10일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에 대해 복직을 합의한 것은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노사관계의 한 면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날 합의에도 정리해고자와 희망퇴직자, 영업직으로 전환 또는 분사한 구조조정 대상자의 복직 문제는 해소해야 할 '뇌관'으로 남아 있다.
이와 함께 복직한 조합원과 회사에 남아 일하고 있던 기존 조합원과의 갈등 해소, 국정조사 요구에 대한 해법 등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분석이다.
쌍용차는 이번 노사 합의에서 2009년 구조조정 당시 희망퇴직자 1천904명과 정리해고자 159명, 타부서 전환 분사 대상자 83명 등 2천146명은 복직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약 없이 복직을 기다리며 고통받아 온 무급휴직자에 대해 생산 물량 증대 및 고통 분담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우선 복직에 합의했다는 것이 노사의 설명이다.
남은 구조조정 대상자들의 복귀 시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쌍용차 측은 "2009년 8월6일 노사 대타협 당시 합의내용에 해고자 복직은 없었다"며 "하지만 생산물량이 증대되고 경영여건이 호전되는 상황을 봐 가며 무급휴직자를 제외한 기타 인원에 대한 복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유보적인 입장 표명은 해고자 등의 복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쌍용차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급휴직자 455명의 복귀가 결정되기까지 무려 3년5개월이란 시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매년 차량판매가 증가세를 보인다고 해도 이들의 복귀 시기는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2009년 3만5천여대이던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11년 11만3천여대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2만대를 넘어섰다. 매출액도 2009년 1조600억원대에서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돼 배 이상 급증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수석부지부장은 "늦게나마 무급휴직자가 복귀하게 된 것은 다행이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3년 반 전에 이미 복귀해 일했어야 할 분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는 반갑지만, 여전히 해고자와 희망퇴직자에 대해선 자세가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변화하긴 힘들 것 같다. 지난 4~5년간 투쟁과정에서 느낀 사실"이라며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복귀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급휴직자가 복귀하고 나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조합원과의 갈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009년 5월 21일 노조가 사측의 인력감축안에 반발하며 평택공장을 점거하는 '옥쇄파업'을 하면서 많은 조합원 사이에 감정의 골이 생겼다.
파산을 우려한 비해고 직원들이 노조가 장악한 공장에 진입하면서 충돌이 벌어졌고, 노조원들은 구속 등 형사처벌을 받았다.
"파업을 풀어도 점거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과는 함께 일할 수 없다"는 얘기가 비해고 직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로 인해 3년 넘게 회사를 떠났던 무급 휴직자들이 생산현장에 복귀, 비해고 직원들과 얼마나 화합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회사 기업노조인 쌍용차노조는 조합원간 심리적 괴리감을 좁혀줄 심리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 시행 여부도 여전히 관심권에 있다.
해고자 노조 측은 이번 무급휴직자 합의가 국정조사를 막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하면서 국정조사를 통해 쌍용차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하지 않으면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사측과 쌍용차노조는 추가적인 국정조사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혀 무급휴직자 복직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무급휴직자 복직 합의 쌍용차, 남은 갈등과 과제
희망퇴직 1천904명·정리해고 159명 복직 여전히 '뇌관'
국정조사 관심사… 기존 근로자-복직자 갈등 해소도 과제
입력 2013-01-1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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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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