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전임의 파업에 이어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외래진료을 중단키로 한 가운데 의료계가 11일부터 전면 재폐업을 강행하기로 하자, 환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민들은 “환자를 볼모로 한 의료계 폐업은 이제 지긋지긋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사태를 빨리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환자들의 불만과 불안감 확산

10일 인하대 병원을 찾은 암 환자 이종섭씨(67·충남 당진군 송산면)는 “암 3기인데 의사들의 진료거부로 인해 입원을 할 수 없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상태에서 수술이 언제 가능할지 암담하다”고 하소연했다.

강원웅씨(54·서울 강동구 상1동)는 “길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기 위해 군에 있는 아들이 휴가까지 받았는데 수술이 무기한 연기돼 걱정”이라며 “정부가 사태해결에 조속히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주부 신민선씨(31·남동구 논현동)는 “네살난 아들이 감기에 심하게 걸려 아침부터 동네의원과 종합병원 몇군데를 돌아다녔지만 결국 헛걸음만 쳤다”며 “어쩌면 이토록 국민고통을 방치할 수 있냐”고 비난했다. 임종구씨(35·계양구 작전동)는 “의약분업에 따른 분쟁으로 국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사태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표정

인천시의사회(회장·이봉영)는 10일 오전 남동구 구월동 인천서해권역응급센터 대강당에서 의사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 비상총회를 열고 재폐업 투쟁을 결의했다. 의사들은 “정부가 내놓은 안에 현혹되지 말고 힘을 합쳐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 시의사회는 11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비상총회를 열 예정이다.

▲대학병원 및 동네의원

가천의대 길병원 교수 1백80여명은 12일까지 비상체제로 근무를 계속하고 오는 14일 폐업에 동참키로 결정했다. 길병원은 금주까지 외래진료를 부분 축소 운영하고 다음 주엔 교수진까지 폐업에 합류함에 따라 외래진료를 중단하게 된다.

인하대병원 교수 1백40여명도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비상총회를 열어 폐업여부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14일부터 폐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인천지역에선 이날 현재 910곳의 동네 병·의원 중 300여곳이 휴·폐업에 동참한 것으로 의사회는 집계했다.

▲인천시 대책반 가동

인천시는 이날 의료계 재폐업과 관련, 행정부시장을 반장으로 60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는 한편 국·공립병원, 보건소, 군병원 등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비상진료체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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