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정부의 대화제의마저 거부하고 본격적인 장기투쟁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경기도내 대형병원 중 최초로 성남 인하병원이 25일 파업중인 전공의들에게 복귀명령을 내렸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권쟁취투쟁위원회는 그동안 전개해온 동네의원의 부분휴진 투쟁을 끝내고 오는 28일부터 의보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는 전일 무료진료를 실시키로 결정, 사실상 폐업을 종료하고 정상진료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는 의료사태로 국민들에게 끼친 불편에 대해 사과하면서 장기투쟁에 돌입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전공의 지원차원에서 오는 30일 독자적인 결의대회를 개최키로 한 의대교수들도 정부가 제의한 공개토론을 정식공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부하고 집회를 강행하기로 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정부도 수원의료원 등 27개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하고 동사무소 등에 보건지소 형태의 비상진료소를 마련하는등 24시간 비상진료체제를 구축, 지구전 채비를 갖췄다.

이에따라 의·정간의 대립은 당분간 타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채 지루한 공방전을 벌이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성남에 있는 인하병원이 파업중인 전공의 75명에게 병원장 명의로 '환자의 고통을 생각해 조속히 진료에 복귀해달라'는 서한을 보내 사실상 복귀명령을 내렸다. 전공의들이 병원장과 협의없이 이 명령을 거부할 경우 해고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의견이 강경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하면서도 “대형병원들이 급여지급과 물품구입비 결제까지 보류하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복귀명령을 내리는 곳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고 전망했다./李星昊기자·starsk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