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과장을 남편으로 둔 주부 이모씨(31)는 남편의 직장상사에게 보낼 추석선물을 일찌감치 백화점에서 골랐다.

이씨가 간편한 인터넷이나 TV홈쇼핑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설날 때의 경험이 원인.

설날 3일 전 인터넷을 이용해 H쇼핑의 10만원짜리 갈비세트를 주문한 이씨는 설날전까지 배달된다는 회사측의 약속만 믿고 상사의 집에 갔다가 설 다음날까지도 오지 않은 것을 보고서 망신을 당했다.

이와 같이 배달지연, 제품파손 같은 통신판매회사의 횡포가 늘어나고 있어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일 경기도 소비자보호정보센터에 따르면 통신판매회사에 대한 소비자 고발건수가 올 상반기에만 115건을 기록한 데 이어 7,8월 두달간에만 66건으로 상반기 총건수의 2배가 넘는다.

피해유형도 약속한 날짜를 넘기는 것을 비롯,주문한 상품의 수량이 부족하거나 파손된채 배달되는 등 여러 가지다.

심지어 신용카드로 주문한 뒤 대금만 빠져나가고 물건은 오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현재 2천여 곳의 인터넷쇼핑몰과 수십곳에 달하는 홈쇼핑회사중 상당수가 소비자의 이런 불편을 아예 외면한다는 현실이다.

지난 7월 M홈쇼핑에서 남성용바지 2벌을 5만원에 주문한 김모씨(여·45)도 20일이 지나도록 배달이 되지 않아 수차례 회사측에 알렸으나 '처리하겠다'는 답변만 듣던 중 신용카드로 대금이 지급된 것을 발견하고서 뒤늦게 소비자보호센터에 고발했다.

소비자단체들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가격이 너무 싸거나 지나치게 디자인이 화려한 쇼핑몰은 피하고 '우수 사이버몰' 같은 국가인증마크가 있는 곳을 선택하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홈쇼핑업체에는 미리 전화로 구매여부를 재확인하고 게시판이나 연락처 등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보호센터 관계자는 “통신판매로 인한 피해사례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소규모 홈쇼핑 회사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소비자가 미리 약관을 꼼꼼히 확인하거나 소비자단체에 문의하는게 좋다”고 말했다./李星昊기자·starsk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