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자체와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금자리주택 지구내에 산업단지 조성을 강행해 마찰을 빚고 있다.

17일 시흥시와 LH, 주민 등에 따르면 LH는 시흥시 은행동 일대 203만㎡ 규모의 은계보금자리주택과 장곡동·장현동 일원 193만2천㎡ 규모의 장현보금자리주택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LH는 장현보금자리주택 지구내 8만9천13㎡의 산업단지를 조성, 은계지구와 부천 옥길지구내 공장 중 이전을 희망하는 139개 업체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장현보금자리주택 지구내 공업지역 지정을 위한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 심의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시와 주민들은 보금자리지구내 공장들이 들어서면 미세먼지와 악취 등 거주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외국인 범죄 등이 우려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조승현 연성2지구아파트연합회장은 "보금자리지구내에 공장들이 들어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공장들이 밀집된 정왕동 일대가 외국인 범죄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장현지구도 공장들이 들어설 경우 외국인 노동자가 유입되면서 외국인 범죄 등에 노출될 게 불보듯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그러면서 "보금자리지구내 공장이 들어온다는 것을 지난해 10월께 알았다"며 "다른 보금자리지구내 공장이 이전할 부지를 마련하지 못하다 장현지구에 몰래 끼워넣기 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 관계자도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 심의 당시에도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며 "그럼에도 강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업지역은 주거지역과 떨어진 곳으로 선정돼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장현보금자리지구를 주거, 행정, 상업, 공업이 균형있게 배치된 자족형 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공업지역의 경우 주거지역으로부터 1.2㎞ 떨어져 있는 데다 비공해 업체를 이전시키는 등 환경기준을 강화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전할 공장들 경우 외국인 노동자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설명회를 개최해 우려목소리에 대한 보완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흥/최원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