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춤·연기는 물론 작사·작곡까지 하는 아이돌이 늘고 있다. 인기 그룹이라면 작사·작곡 능력이 있는 멤버가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드래곤·김재중·용준형 등
'싱어송라이터' 자작곡 선봬
인기 유지위해 음악공부매진


▲ 빅뱅의 지드래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다. 지드래곤은 빅뱅 및 자신의 솔로 앨범 수록곡 중 상당수를 작사·작곡하며 음악 프로듀서로서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JYJ의 김재중, 비스트의 용준형 역시 '싱어송라이터'로 유명하다.

▲ JYJ의 김재중

김재중은 JYJ의 히트곡 'Get Out'과 'In Heaven' 등을 작곡했으며 지난 17일 발표한 첫 솔로 앨범 'I'에도 '나만의 위로' 'All Alone' 등 두 곡의 자작곡을 실었다.

비스트의 용준형 역시 '비가 오는 날엔'과 'Freeze' '너 없이 사는 것도' 등 자작곡을 꾸준히 선보인데 이어 팀 동료 양요섭의 앨범에선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 비스트의 용준형

특히, 밴드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는 전 멤버가 작사·작곡을 한다. 데뷔초에는 인기 작곡가에게 타이틀곡을 받아 활동하기도 했지만 앨범을 낼 때마다 자작곡 비중을 늘려 가며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그룹 2PM의 준케이와 준호, JYJ의 김준수·박유천, 원더걸스의 예은, 비원에이포의 진영 등이 '작곡돌'로 활약중이며, '아시아의 별' 보아 역시 꾸준히 자작곡을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가수라면 누구나 자작곡에 대한 '로망'이 있게 마련"이라면서 "아이돌 역시 마찬가지다. 연차가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욕구도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엔블루·FT아일랜드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의 조성완 사장은 "요즘에는 각 기획사에 전문 프로듀서가 상주하고, 악기와 연습실도 지원하니 여건도 좋은 편"이라며 "연습생 시절부터 악기와 화성학 기초 등을 배우는 아이돌이 늘어나 자작곡 비중도 상승한 것 같다. 작곡 능력이 있으면 춤·노래뿐 아니라 음악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으니 가수들로서는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한 아이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춤·노래만 잘해서는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한 대형 음반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수명은 7~8년, 길어야 10년이라고 말하지 않나"라면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계속하려면 춤과 노래로는 부족하다. 음악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곡돌'에 대한 평가가 호평 일색인 것은 아니다. 자작곡이 아이돌 그룹의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역량에 관계없이 너도나도 곡을 쏟아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기도 한다.

그룹 비스트·포미닛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회사에선 자작곡을 오히려 더 냉정하게 평가한다. 아이돌의 자작곡은 대중에게 더 주목받을 게 뻔한데다 해당 아이돌의 경력에도 영원히 남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