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사는 방모(30·여)씨는 설 차례용품을 살피러 시장을 찾았다가 부쩍 오른 과일, 채소 값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임신 중인 방씨는 시간, 비용 등을 고려하면 설 차례상을 직접 차리는 것보다 대행업체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경제적이란 생각이 들어 올 설 차례상을 예약주문했다. 올해는 짧은 설 연휴(2월 9~11일) 탓에 차례상 대행업체가 몰려드는 주문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달전부터 주문예약 시작… 업체 호황
고객 요청에 맞춘 상차림·가격 '합리적'
"음식물 배상책임보험 가입여부 살펴야"


한 달 전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한 안산의 H업체는 아직 설 명절이 보름 넘게 남았지만, 벌써 예약이 40%를 넘었다. H업체는 차례음식을 미리 해 놓을 수 없기 때문에 설을 앞두고 직원 수를 늘리고 퀵서비스 업체와 따로 계약까지 맺고 음식 배송에 나설 예정이다.

고양시의 D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D업체는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오는 문의전화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닭고기 대신 돼지고기 삶은 것을 요청하는 등 고객 요구에 따라 맞춰서 차례상을 차리는 경우도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인데다 깔끔하게 포장해서 배달하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이 다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례상 대행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핵가족화가 보편화되고 물가가 부쩍 오르자 설 차례상 대행 서비스와 직접 차린 것의 가격 차이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설 연휴는 3일밖에 안돼 종전 명절보다 역귀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물가협회가 발표한 올해 4인 가족 기준 설 차례상 비용은 19만4천950원으로 지난해 18만7천380원보다 4%정도 올랐다. 하지만 차례상을 대행할 경우, 운송비 포함해 21만~35만원 선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손수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대행하는게 훨씬 경제적이다.

하지만 차례상 대행업체가 난립하면서 지연 배송이나 차례음식 부패 등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 업체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제수음식 대행업체는 대부분 통신판매업자로 통신판매번호 및 사업자등록번호 등의 표시가 확실한 곳을 이용하고 음식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