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박성현기자

올 겨울은 때 아닌 이른 한파로 시작되어 유난히도 극성스러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날씨가 춥게 되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감기'다. 감기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질환으로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고통과 경제적 손실의 측면에서 사회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2012년 상반기 건강보험심사 지표를 보면 상위 10개 질환 중 6개가 감기의 범주에 속하고 감기로 인해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바이러스 감염이 요인
노약자 후유증·사망 위험
사람에 따라 치료방법 달라
한의학적 '변증시치'로 분석
증상 완화·허약 체질 '보완'


#겨울 대표 불청객 '감기'

의학계에서는 감기를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의 점막, 특히 비강, 부비동, 인두의 급성염증으로 콧물, 기침 재채기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원인이 확실한 것은 인플루엔자, 알레르기성 비염 등과 같이 독립된 병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감기는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 세균에 의한 감염, 추위에 노출, 알레르기 등이 원인이 되며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대개 기도 윗부분에 한정되어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이나 간혹 인접한 장기에 퍼져 다른 임상 증후를 초래하거나 드물게는 세균 감염의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는 사람의 코나 목을 통해 들어와 감염을 일으키는데 감기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코와 입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밖으로 나오면 그 속에 있는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존재하다가 건강한 사람의 코나 입에 닿아 전파된다.

노인이나 아이들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독감은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그 원인이며 높은 열과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 등 전신증세가 나타나며 기침, 가래, 코막힘, 콧물 등 호흡기 증세가 뒤따른다.

감기는 보통 일주일 이내에 완쾌되지만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기관지염이 합병되어 기침이 나고 후두염이 동반될 수도 있다. 비염, 축농증, 중이염, 결막염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감기에는 특이적인 치료법은 없다.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을 방지할 목적으로 항생제를 일률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는다. 중이염, 폐렴, 부비동염 등이 세균성으로 증명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인플루엔자 이외 감기의 예방 백신은 없다. 인플루엔자도 바이러스가 변화하기 때문에 그해 유행하는 독감에 따라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한방에서 보는 '감기'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감모(感冒)라 하여 상한론, 온병론을 통해 우수한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치료해 왔다. 감기는 육음(풍한서습조화)이라는 사기(邪氣)가 몸의 정기가 약해질 때 몸에 들어와 걸리는 것으로 보고 치료한다.

즉 증상만 완화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신체의 허약한 부분을 같이 보완하여 근본적인 치료는 물론 예방을 겸하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점이다. 그래서 같은 감기라도 사람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게 된다. 이것을 한의학적으로는 변증시치를 하여 치료한다고 한다.

병인병리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계절이 추울 때 오는 풍한형(風寒型)에는 매운맛은 땀을 내기 때문에 따듯하게 해주면서 땀을 내주고, 이상기후로 계절이 따뜻한 풍열형(風熱型)에는 맵고 찬 것으로 차갑게 해주면서 땀을 낸다.

또한 장마철에 잘 올 수 있는 협습형(挾濕型), 여름에 잘 오는 협서형(挾署型), 고열과 오한, 전신의 통증과 두통이 심한 시행감모(時行感冒), 노인이 체력이 허약하거나 큰 병을 앓고 원기가 회복되지 않아서 오는 감기로 나눌 수 있다. 치료는 소풍산표(消風散表)하여 선폐(宣肺)를 위주로 한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 바이러스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여야 한다. 손을 자주 씻어 손에 묻어 있을 수 있는 바이러스를 없애고 눈이나 코, 입을 손으로 비비지 않도록 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찬 음식을 먹으면 안 된다. 찬 음식을 먹으면 사람 몸과 비슷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체온 발산을 자제하게 되어 좋지 않다. 또한 목욕을 자주 하게 되면 물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빼앗겨 찬 기운에 쉽게 노출되어 감기가 더 심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 감기를 상한(한기에 상했다는 뜻)이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신을 하면 건강하던 사람도 기력이 떨어지다 보니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해서 감기를 일으킨다. 임신 중 감기약을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임신 중 먹을 수 있는 약을 구별하고 있고 또한 임신 중 감기에 사용되는 처방의 구성 한약 역시 일반 감기 처방과 매우 다르다.

/김종화기자
도움말/수원 성심한의원 이종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