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복지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나홀로 보안 인사'가 자칫 대형 악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비록 현재는 의혹 제기 수준이지만, 사안의 성격이 일반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여권 내에서도 "검증은 제대로 한 것이냐" "김 후보자에게 이런 의혹이 있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과 가까운 한 새누리당 초선 의원은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 본인이 설명할 단계가 있을테니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각종 의혹 제기로 여론이 나빠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태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집권당의 일원으로서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적극적으로 적절한 해명을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병역면제 의혹이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사실이 드러날 경우, 총리로서 부적절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대쪽 같은 소신이 김 후보자의 트레이드 마크이지 않느냐"면서 "그래서 이번 청문회 역시 쉽지는 않겠다는 판단은 든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박 당선인측도 여론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류가 감지된다.

당선인의 한 측근은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이 이어지면서 당선인측 분위기가 달라졌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달라진게 없다. 본인이 해명할 거라고 본다"면서도 "우리측 입장은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문제는 박 당선인의 '나홀로 보안 인사'라는 지적이 더욱 거세지는기류다.

당선인과 가까운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박 당선인의 인선 스타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인선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전혀 모르는데 인선 스타일을 어떻게 논의할 수가 있겠느냐"고 우회적으로 인선 스타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용준 논란은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너무 폐쇄적이고 폭이 좁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폭넓은 용인술을 본받지 못했다"면서 "향후 조각에서는 보다 개방적이고 폭넓은 인사를 할 수 있는 발전적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최측근마저도 인선 이야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는 얘기"라며 손사래를 칠 정도라면 인선의 '폐쇄성'이 심각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향후에도 인사 스타일을 바꿀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당선인을 2007년 경선 당시부터 봐온 한 인사는 '김용준 논란'을 계기로 박 당선인의 인선 스타일이 보다 개방적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 "박 당선인은 쉽게 바뀌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정말 사고가 크게 터져 도저히 바뀌면 안될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박 당선인은 앞으로도 안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 밖에서는 박 당선인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 드러나는 의혹들을 보면 박 당선인측에서 검증을 하나도 안한것 같다. 이런 논란이 있는 인사라면 총면 시키면 안된다"면서 "김 후보자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적어도 투기 의혹은 없었는데, 김 후보자는 지금 보면 이 후보자보다 못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신 교수는 "차기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박 당선인이 잘못된 점은 지금이라도 발빠르게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신속하게 지명 철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