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체들이 겪고 있는 인력난은 좁게는 해당 기업의 문제지만, 넓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향후 국내 전체 제조업의 경쟁력에까지 파급이 미칠 수 있다.

현장기능직 기피하는 20대
사회적 하대분위기도 한몫
베이비부머세대 은퇴땐 큰일
"기능공 없이는 미래 어두워"


중소제조업의 인력난이 업종이나 기업 규모를 떠나 그만큼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연중 상시채용이 일상적인 업무가 될 정도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해당 기업에서는 인력충원에 따른 비용증가 등이 당장의 경영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 남동인더스파크내 자동차부품업체의 김상지 차장은 "미숙련 인력을 생산현장에 투입할 경우 품질 및 생산성이 떨어지고, 입·퇴사 절차에 들어가는 비용과 신규 인력 교육훈련 비용 등의 간접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이로인한 손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잦은 이직에 따른 직원들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기능인력끼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이나 노하우 등을 잘 공유하지 않는데다 또한 이른바 '텃세'라는 독특한 문화도 있다"면서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은 오랫동안 함께 근무를 하면서 소통을 해야 사라질텐데 요즘은 이런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고 털어놨다.

더 심각한 것은 향후 50대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인해 숙련 기능인력 부족이라는 암담한 현실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젊은층의 중소제조업 취업 기피로 인한 기능공 부족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할 경우 국내 제조업의 생산기반까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천경영자총협회 김일 실장은 "최근 숙련공이 부족한 이유는 젊은세대들이 '기름밥은 먹기 싫다'고 하는 표현처럼 현장 기능직 근무를 꺼리는 경향이 큰데다, 현장기능직을 하대하는 사회전반적인 분위기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가 문제인데, 현재 50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숙련공 품귀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이는 제조업의 생산기반이 무너지고 제조업 공동화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어 기능직을 우대하는 정책적 배려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상공회의소 윤희택 경제정책팀장은 선진국 사례를 예로 들면서 숙련기능공을 중심으로한 제조업이 향후 우리 경제의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숙련기능공 부족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윤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중심으로 제조업에서 경제활력을 되찾으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는데 중심적인 역할은 결국 기능인력이 맡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능인력의 노령화로 인해 조만간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들이 많고, 또한 이들을 대체할 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은퇴 이후 숙련기능공 공백이 우려된다"면서 "숙련기능공이 없는 상황에서 제조업의 부활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