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다녀왔습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에 있는 지역아동복지센터 '예꿈마을'. 오후가 되면 누구라 할 것 없이 씩씩대며 예꿈마을의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의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아이들은 작은 인문학 도서관인 '빈둥빈둥 책방'에서 이름대로 그대로 빈둥빈둥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도서관 안쪽의 작은 방에는 키보드나 기타 등이 마련된 악기실도 갖춰져 있다.

영화 촬영·감독 등 직접참여
처음모습과 달리 점점 밝아져
'행복공감 별빛교실' 운영금
4년째 공동모금회 지원받아


최근 TV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으로 아이들이 악기 연주에 관심이 있을 법도 하지만, 아이들은 악기보단 연극놀이나 영화찍기에 더 관심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아이들이 영화를 만들어 '제1회 예꿈마을 영화제'를 개최했다. 감독, 촬영, 시나리오, 주연, 조연 모두 아이들이 방과 후부터 늦은 저녁까지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고민해 만든 작품이다. '보라', '뻔(fun)한 스토리', '스무고개', '황금팬티' 등 제목만 봐도 활기차고, 익살스러움이 넘친다. 올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영상장비를 지원해 줘 아이들은 더욱 좋은 '퀄리티'의 영화를 만들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김지웅 예꿈마을 사무국장은 "이곳에 오는 아이들 대부분은 처음에 의기소침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데 서투른 경우가 많았다"며 "친구를 사귀고, 뮤지컬 연습을 하고, 영화를 만들면서 한껏 밝아졌다"고 말했다.

예꿈마을은 야간 보호자가 없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오후 9시까지 보호하고, 귀가까지 책임지는 '행복공감 별빛교실'을 4년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 지난해 6월 예꿈마을에서 열린 요리교실에 참가한 아이들이 저마다 재미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예꿈마을의 아이들 20여명 대다수는 부모가 밤늦게까지 일하기 때문에 집에 혼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많았다. 이처럼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이곳에서 숙제를 하고, 밥을 먹고, 놀기도 한다.

손가영(14)양은 "예꿈마을에서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게 재미있다. 특히 영화 만들기 등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며 "영화 만드는 노하우를 올해 다른 친구들에게도 전수해 주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모두 28개 지역아동센터에 아동·청소년 야간보호사업과 토요보호사업 등에 대한 복권기금사업으로 총 9억2천234만여원을 지원했다. 올해 역시 36개 지역아동센터에 8억7천787만원의 복권기금이 전달된다.

예꿈마을을 비롯한 지역아동센터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통해 저소득 가정의 아동들과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안전하게 보호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늘도 예꿈마을 아이들은 다함께 미소꽃을 피우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고 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