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節氣)를 기준으로 하면 한 해의 봄을 세운다는 의미의 입춘(立春)이 새해의 시작이다. 이것은 태양의 공전주기인 365일 남짓 되는 날을 12등분한 결과 나타나는 현상이다. 달의 운행으로 본 1년 날수인 354일과 태양의 운행으로 본 1년 날수인 366일 사이에 대략 12일의 차이가 나서 그 차이를 일정기간마다 보충해주는 윤달이 이런 이유로 생겼다.
이런 이유로 설날이 입춘(立春)보다 앞서기도 하고 뒤서기도 한다. 설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2013년) 입춘은 양력 2월 4일인데 설날은 2월 10일에 든다. 내년(2014년) 설은 양력으로 올 1월 31일에 든다. 그렇게 되니 올해 설에서 내년 설까지 입춘절이 없어서 이른바 봄은 봄이되 봄이 없는 '무춘절(無春節)'의 형국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없는 봄을 만들어내는 해법을 찾아보면 2013년 입춘은 양력 2월 4일(辛丑)인데 설날은 2월 10일(丁未)에 든다.
입춘이 설날보다 먼저 있어 그 사이가 7일의 날수이니 갑(甲)을 중심으로 신임계갑을병정(辛壬癸甲乙丙丁)의 칠일래복(七日來復)이다. 입춘의 일진이 신(辛)일이고 설날의 일진이 정(丁)일이니 주역 18번째 산풍고(山風蠱)괘에서 말하는 선갑삼일(先甲三日) 후갑삼일(後甲三日)에 해당하는 도수라는 뜻이다. 선천의 잘못된 일을 고쳐 좋은 후천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적 노력을 경주하라는 의미가 계사년 천기(天機)에 들어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