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IMF이후 한때 실직자들의 재취업 창구로 각광받았던 지자체 취업정보센터가 어느새 실직자들마저 외면하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들은 아예 의지마저 잃은 채 사실상 취업알선을 포기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취업알선은 노동부가 전념하고 지자체는 공공근로와 생활보장대책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극단적 여론까지 나오고 있다.
◇취업알선 실태
노동부의 국감자료에 나타난 도내 지자체의 취업실적 성적표는 참담하고 당혹스럽다.
올들어 7월말까지 경기도내 45개 시·군·구 취업정보센터의 취업실적이 전무하다는 노동부 자료는 다소의 과장이나 통계상 오류를 감안하더라도 지자체 취업정보센터의 현주소가 어떠한가를 가늠케 한다.
성남시의 경우 올들어 구직자 1만4천56명 가운데 알선을 통해 2천728명이나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해 여타 지자체를 주눅들게 했다.
하지만 이는 공공근로 참여자를 포함한 수치로 시는 순수 취업자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미한 실적임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여타 시·군이 주장하는 취업실적도 대부분 이와 같은 실정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순수 취업자도 노동부 취업정보센터를 통해 취업한 경우가 대부분인 실정으로 실제 지자체 취업정보센터를 통한 취업은 거의 없다고 시·군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단체장이 취업난 해소를 외치고 기회있을 때마다 취업실적 홍보에 열을 올렸던 도내 지자체의 취업정보센터가 거둔 실적으로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점
도내 지자체의 취업정보센터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주 원인은 노동부 산하의 인력은행과 취업정보센터에 여러 측면에서 열세에 있기 때문.
인력과 장비, 운영시스템, 정보망 등 모든면에서 지자체 취업정보센터는 노동부 취업정보센터와 비교가 되지 않는 열악한 처지다.
여기에 열심히 알선을 주선해도 구직자와 구인자가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놓고 티격태격하다 무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실정이라는것이 센터 관계자들의 하소연.
그렇더라도 취업정보센터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지자체의 소극적이고 안일한 태도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직업소개 등 업무처리규정에는 ‘시·군·구 취업정보센터의 팻말을 부착하고 전용전화(국번-19190 또는 1111), 전문성을 갖춘 직업소개 전담공무원을 배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대부분이 비전문 담당공무원 1명 정도를 두고 있고, 그나마 두세가지 업무를 중복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취업알선업무에 전념할 수 없는 처지다.
과천시의 경우 담당자 1명이 취업과 고용촉진, 담배소매업 등의 업무를 모두 도맡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내 일부 시·군 취업정보센터가 독립된 공간조차 없이 창구형태로 운영되는 등 마지못해 운영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취업정보센터가 경쟁적으로 공공근로사업 실적에 연연하면서 본래 기능에 소홀했던 것도 취업정보센터를 실직자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원인이 됐다./洪正杓기자·j ph@kyeongin.com
취업정보센터 천덕꾸러기
입력 200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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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0-3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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