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액 최대 100억달러 늘어나
우리농업생산 14.7%까지 감소
한국산 안전·고급화 이미지로
中 고소득층겨냥 품질로 경쟁
농업위기 극복위한 노력 절실
다가오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우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의 굴뚝'이라는 중국과 지난해부터 FTA 협상을 시작했고, 이미 양국간에 4차례 협상을 하였다. 지난해 양국간 교역규모는 2천500억달러 수준으로 1992년 정식 수교 이후 20년 만에 거의 36배나 증가하였다. 중국과의 상품교역이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자칫 지나친 중국 의존도가 오히려 문제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중국과 FTA를 반드시 해야 하는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닌가, 피해분야에 대한 보완대책은 제대로 수립하고 있는가 등 많은 우려가 있다.
양국이 처한 경제, 안보, 외교, 문화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해볼 때 한중간의 교역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과제로 여겨진다. 한중 FTA도 미국이나 EU와의 FTA처럼 시장 다변화, 교역증대 등 미래전략적 차원에서 다루어져 왔다. 세계 2위의 경제강국이자 인구 13억의 중국 시장과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의 교역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
한중 FTA 체결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우리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농업 부문은 대표적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분야이다. 식문화도 우리나라와 유사하고 지리적으로 가깝다. 농산물 생산구조나 품종, 기술력도 상당 수준 비슷하다. 단순히 가격경쟁력만 보면 우리 농산물이 중국 농산물에 비해 크게 불리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53억달러의 농식품을 수입했다.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 농식품의 중국 수출액은 약 13억 달러이다. 수입규모에 비하면 적은 편이며 중국의 전체 농산물 수입액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농업 부문에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은 분명하며 정확한 규모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협상을 어떻게 하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며 어떠한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피해액은 달라질 수 있다. 한미 FTA 체결로 농업 분야에 15년간 12조6천억원 피해를 추정하였으나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그보다 훨씬 많은 피해가 있을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중 FTA가 발효될 경우 중국산 농수산물 수입이 100억달러 늘면서 우리 농업생산은 최대 14.7%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적으로 농업 분야 피해액은 한미 FTA의 3~4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규모에 놀라 좌절하거나 두려워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살 길도 찾아야한다. 중국산 농산물이 상당량 수입될 것이지만 우리 농식품의 중국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우리 노력 여하에 따라 중국 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13억이 넘는 거대 중국인구가 본격적으로 우리 농식품을 소비하면 지난해 13억달러 수출액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고소득층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지난해 경기도 농식품 수출액은 7억7천만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7억달러를 돌파했다. 미국(31%), 일본(19%)에 이어 중국은 11%로 3위를 차지했다. 경기도는 대중국 농식품 수출에 여러 가지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좋은 조건 외에도 한류 영향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 등 한류를 활용한 문화 마케팅도 적합하다. 중국에 많이 수출되는 홍삼, 라면, 커피, 분유, 유자차 외에도 다양한 신규 유망품목이 많다. 최근 생막걸리 시장도 열렸다.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져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고품질 안전식품 선호경향이 늘고 있다. 가격이 아니라 품질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적극적으로 중국시장을 두드리고, 한국산의 '안전화·고급화'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정부는 협상에 최선을 다해 농수산 분야를 보호해야 할 것이나 지자체의 노력도 중요하다. 경기도 농업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 농업에 희망이 없다. 좋은 여건을 가진 경기도가 개방의 파고를 넘어 수출농업의 시대를 열어갈 때 우리 농업에 희망과 비전이 있다. 우리 농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과 농가의 자신감이 절실히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