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한미연합군사령부에 도착해 브리핑실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취임식을 사흘 앞두고 안보리더십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를 차례로 찾아 합참과 한미연합사 관계자들로부터 군의 안보태세를 보고받았다.

북한이 지난 12일 단행한 제3차 핵실험 이후 조성된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을 맞아 예비 군통수권자로서 국가안보를 챙기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오전 합참을 찾아 지하 지휘통제실에서 김관진 국방장관과 정승조 합동참모의장 등으로부터 비공개로 안보 태세를 보고받았다.

이어 한미연합사를 찾아서는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국사령관 등을 만나 "미국은 6·25 전쟁 당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혈맹"이라며 "새 정부는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그러면서 "서먼 사령관은 이라크전에도 참전했고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한미동맹은 물론이고 대북 억제체제도 강화됐다고 생각한다"고 치하했다.

박 당선인은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방명록에 '미래지향적인 한미동맹, 평화롭고 번영하는 한반도'라고 적었고, 이어 기념촬영 때는 한미연합사 구호인 "같이 갑시다"를 외치기도 했다. 한미연합사는 선친인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8년 11월 창설된 인연도 있다.

이날 합참과 한미연합사 방문은 이벤트보다는 실효성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성향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정승조(왼쪽부터) 합참의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식이 열리는 25일 0시를 기해 군 통수권을 이양받으면서 동시에 당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로 직접 전화를 걸어 군 근무상황을 보고받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정치적 의미'도 내포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가 이날 당선인을 수행한 장면을 두고 나오는 해석이다.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에 대해 무기 수입중개업체 자문, 편법 증여, 위장전입 등 10여개의 의혹이 제기되는데다 해명 과정에서 군 인사들에게까지 의혹의 불똥이 튀는 바람에 군 내부에서도 60만 군을 이끌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동요가 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박 당선인이 안보태세를 보고받는 자리에 김 내정자와 동행, 내정자에 대한 신임을 에둘러 강조함으로써 군 내부의 동요를 다독이는 효과도 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한미연합사 방문에는 김 내정자 외에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성김 주한 미국대사 그리고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과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이와 함께 최근 대구테크노파크(TP)의 정치권 금품살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혐의가 없어 불입건된 것으로 알려진 비서실의 핵심 실무자인 이모 보좌관의 모습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