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감각이 없어졌나
한동안 고민도 했지만
제일 잘하는걸 하자 다짐
재미있는 영화 만들었다
원작 웹툰 눈에 확들어와
'하나 건졌다'라는 느낌
내가 해야된다 물고늘어져
새로운 배우와 새로운 액션
앞으로 미친듯이 찍고 싶다
'투캅스'와 '공공의 적', '실미도'의 강우석 감독이 돌아왔다.
오는 4월 11일 개봉 예정인 영화 '전설의 주먹'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전설의 주먹'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액션 영화다. 강 감독이 영화 제목처럼 '전설의 흥행 펀치'를 날려 관객들을 스크린에 끌어모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영화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강 감독은 최근작 '글러브'(2011)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긴 바 있다.
"이번 영화로 '강우석 역시 살아있네'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아직 감이 안죽었다는 얘기요. 이번이 19번째 영화인데, 물리적으로 나이를 먹는 것을 넘어 옛날처럼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큽니다. 내가 더 이상 영화를 못 찍는 건가, 유머감각이 없어졌나 싶어 한동안 고민도 했지만, 그냥 내가 원래 잘하는 걸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투캅스나 공공의 적을 찍을 때 처럼요."
강 감독은 이번 영화 '전설의 주먹' 촬영 현장이 "가볍고 경쾌하다"라고 했다. 옛날의 기분을 되찾은 듯한 느낌이랄까. 사실 강 감독은 지난 수년간 '엄숙주의'로 힘들어 했다.
"나이를 먹다보니 '변신해보자, 변신해보겠다'는 마음이 들더군요. '이끼'(2010)나 '글러브'(2011)를 만든 게 그래서가 아닌가 싶어요. 뭔가에 짓눌려서 영화를 찍은 것 같아요. 그전까진 늘 관객과 정면 승부한다고 찍었는데, 이 영화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손님이 덜 든 것 같고요."
강 감독은 엄숙주의를 떨치고 다시 가벼웠던 예전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 상황에서 웹툰 '전설의 주먹'을 만났다.
"싱싱하고 재미있는 강우석표 영화를 찍어야 하는데, 이 '전설의 주먹'이란 제목이 확 들어오더라고요. 웹툰을 보면 요즘 아이들이 봐도 올드하지 않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소재로 했고 누가 싸움을 잘하나 구경하는 게 되게 재미있더라고요.
'하나 건졌다'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다른 감독에게 못 주겠다고 물고 늘어졌죠."
강 감독은 이번 영화를 위해 그의 단골 배우인 설경구, 정재영과 잠시 '이별'을 했다. 그리고 황정민·윤제문·유준상으로 새 진용을 꾸렸다.
"황정민한테 (시나리오) 책을 보냈죠. '책은 덜 흡족해도 나를 더 믿어봐라'라고 했고, 윤제문은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배우였고, 유준상은 '이끼'에서 역할이 작아서 한 번 제대로 하고 싶었고…. 새로운 사람들이랑 새로운 액션을 하니까 분위기가 좋았어요."
'전설의 주먹'으로 강 감독은 그동안 잃었던 창작 열정을 되찾았다. "앞으로 미친 듯이 영화를 찍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같은 열정은 제작자로서의 역할에도 불을 붙였다. 1993년에 그가 설립한 영화사 시네마서비스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유아인 주연의 '깡철이', 김선아 주연의 '더 파이브'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