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정부·지자체, 마을기업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 지원과
기업이 자립기반 쌓기위해
운영에 필요한 마케팅·판촉등
경영마인드 교육도 강화해야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핵가족화와 도시화 등으로 도시지역에서는 이미 마을, 이웃이라는 개념이 사라져 버린 지 오래된다. 아파트 등 공동 주택이 대중적인 주거형태로 자리잡으면서 위층, 아래층 집은 이웃이나 동네사람이 아니라 층간 소음 등으로 피해를 주는 갈등의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들 삶의 행복 조건에 이웃이나 마을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마을 공동체를 살리고 마을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마을기업이 부상하고 있다. 마을기업은 마을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며, 일자리 창출과 마을의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중요한 결집체가 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마을기업이란 지역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향토·문화·자연자원 등 각종 특화지원을 활용해 주민 주도의 비즈니스를 통해 안정적 소득 및 일자리 창출을 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행안부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향후 3년간 총 1천개의 마을기업을 육성하기로 하고 최장 2년간 연차별로 선정, 1차연도에 5천만원 한도에서 지원하고, 재선정시 3천만원 한도에서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마을기업으로 성공한 우수사례를 소개해 보면 경기도 구리시 수택2동의 '엄마품 이브닝케어 센터'는 2012년 10월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제11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주목을 받았다. '엄마품 이브닝케어 센터'는 맞벌이 가정이 많은 지역특성을 반영한 양질의 교육 환경과 프로그램이 자치센터의 모범사례로 인정되어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저소득층 맞벌이 어린이들의 숙제지도와 받아쓰기, 일기쓰기 등 기초학습 위주로 지도하고 있다. 서울시 성북구에서도 '동네 목수', '동네국수' 등이 우수 마을 기업으로 언론에 자주 소개되고 있다. 필자도 사회적 기업과 마을기업의 모범사례 견학을 위해 성북구에 방문하였을 때 '동네 목수'분들의 꼼꼼함과 정성이 묻어나오는 전시된 작품들을 직접 보면서, 또 그 분들이 마을 환경개선사업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을기업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을기업에 대한 지원이 한시적인 것이 되지 않고 활성화되기 위해 정책 당국에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행안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마을기업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계속되어야 한다. 마을기업 스스로가 자립하기 위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마케팅, 판촉 등 경영마인드 교육 분야에 지원을 더욱 강화하여야한다. 이러한 교육과정 자체가 마을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이 되고 공동체 형성의 구심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향토·문화·자연자원 등 지역수요에 맞는 마을 기업을 발굴하여 창업 시작과정부터 지원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 각 지역 특징에 따라 지역 특산물 판매와 홍보를 위한 농촌형 마을 만들기 사업도 있을 수 있고, 도시에서 지역내 어머니들이 각자의 재능을 '품앗이' 형태로 운영하는 어린이 공부방 등도 마을 기업으로 운영해 볼 수 있다. 취학 전 아동들에게 교육비가 무상으로 지급되는 복지정책 상황에서 이러한 형태의 마을 기업은 마을에서 자기 자녀들을 직접 무상으로 교육시키고 부모들은 그 교육비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을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 취미 활동들을 마을기업으로 접목시켜 주민들의 문화, 예술 활동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다.

셋째, 마을을 잘 알고 애착이 있으면서 기업가 정신이 있는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주력해야 된다. 농촌형, 도시형 등 각 지역형태에 따라, 또 각 업종별 특성에 적합한 차별화된 마을기업 전문가들이 양성될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 매일 아파트와 직장만을 오가는 필자도 내가 거주하는 마을, 동네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애착이 있는지 반성해 보면서 내 고장의 마을 만들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도록 다짐해 본다.

/김순홍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