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고교들이 16일 수험생들을 상대로 대입 수능시험을 가채점한 결과 계열별로 중.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지난해보다 8∼12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에 비해 370점대 이상 최상위권이 두텁게 형성되는 등 점수분포대가 '표주박'형이 될 것으로 보여 주요 대학의 특차시험 경쟁률과 합격선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를 가늠하는 언어영역과 수리탐구Ⅰ영역이 쉽게 출제됐기 때문으로, 300∼340점대 중상위권이 350점 이상 상위권으로 상당수 진입하는 등 일선 고교마다 입시지도에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선 고교들에 따르면 일반계 고교의 경우 370점대 이상 고득점을 얻은 수험생이 지난해보다 상당수 늘어난데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320∼340점대인 수험생의 350점대 진입도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돼 고득점 기준자체가 애매해졌다.
이처럼 고득점자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기대 이상의 점수를 얻은 학생들이 마지막 특차모집에 대거 지원할 것으로 보여 특차 경쟁률 및 합격선이 치솟고 수험생의 하향 안전지원으로 '눈치작전'이 극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 경기고는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390점대인 최상위권 학생들이 수능에서 평균 2∼3점 가량 올라갔고, 350점대 상위권도 5∼10점 가량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외국어영역이 지난해보다 어려워 250∼350점대의 중.하위권은 5점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구정고의 경우 370점 이상의 상위권 학생들이 5∼6점 가량 올랐으며, 여의도고도 370점 이상이 지난해 반마다 평균 5명 가량이었으나 올해에는 1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수능 인플레'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복고도 가채점 결과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약진했고 중.하위권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잠정 분석됐다.
380점 이상의 고득점 학생들이 반마다 5∼6명에 달해 학교 전체로는 약 70∼90명의 학생들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중위권은 실력에 따라 점수차가 벌어져 점수분포대가 넓어질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고득점자들이 많은 과학고의 경우 언어영역이 쉽게 출제돼 8∼10점 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고, 외국어고도 수리탐구Ⅰ이 대체로 쉬워 10점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과학고는 가채점 결과, 지난해 10% 가량이었던 390점 이상 최상위권이 이번에는 50%를 웃돌고 최하위점수도 375∼380점대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서울 대원외고도 390점대가 지난해 평균 1반마다 1∼2명에 불과했으나, 이번 수능에서는 10여명 안팎으로 늘어나 최상위권대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만점자도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이화여고 3학년 주임 주왕호 교사는 '평소 모의고사에서 320점을 맞던 학생이 370점을 맞는 사례도 나오는 등 상위권 학생들이 10점 이상 올랐다'면서 '수능 변별력이 없어져 진학지도가 매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관리실장도 '370점 이상을 받은 최상위권의 경우 언어영역이 쉽게 출제되는 바람에 10점 가량 점수가 올라간 것으로 파악돼 특차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실장은 '학원 자체 가채점 결과, 재수생의 경우 20∼30점 가량 점수가 올랐지만, 재학생은 그보다는 점수 상승폭이 낮아 4∼5점 가량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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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고득점 인플레'-일선고교 입시지도 대혼란
입력 200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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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1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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