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진호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최근 숫자브랜드를 활용한 데이(day)마케팅이 인기이다. 이는 특별한 숫자에 현대인들이 즐기는 문화, 특별한 문화를 반영하여 새로운 이미지의 날을 탄생시킨 것이다. 가족 및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우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날을 만들어 건강한 사회형성에 기여하기도 한다. 특히 농축산물 소비캠페인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표적인 것으로, 페어(배)데이(1월 1일), 삼겹살데이(3월 3일), 오이데이(5월 2일), 애플데이(10월 24일), 구구데이(9월 9일) 등이 있다. 이처럼 농축산물 수입개방에 맞춰 추진되고 있는 농축산물 데이가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국가차원이건 단체나 개인이건 간에 나름대로 새로운 기념일로 정하여 행사를 하면서 뜻을 기리고 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겹살데이의 경우, 당초 생산자와 축산농협이 국내 어려운 양돈경기 불황을 극복하고, 양축농가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축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방안으로 아이디어를 내 실행에 옮긴 것이 3월 3일 삼겹살데이라는 기념일을 등장시켰다. 이날에는 유통업체들의 삼겹살 할인 판촉행사는 물론 여러 단체에서 어려운 양돈업계를 돕기 위해 '삼겹살데이 대축제' 및 '삼겹살데이 페스티벌'을 여는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사실 돼지고기 산업은 법정전염병인 구제역과 콜레라가 유입되기 전까지는 수출 효자종목으로까지 이야기할 정도로 산업기반이 공고하였다. 구제역과 콜레라로 인해 수출의 길이 막히고, 지난 여름 잠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가격조정을 위하여 수입물량을 확대하여 공급과잉 상태가 발생하는 등 양돈농가들은 연속적으로 힘든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사료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양돈농가들은 장기간 불황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양돈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삼겹살데이가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천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물론 특정한 날을 정하여 특정품목을 일방적으로 소비 홍보하는 것이 눈에 거슬리는 모습일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장기간 불황속을 달리고 있는 양축농가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날로 생각하고, 우리 농축산물의 바른 이해를 통해 소비확대의 창출과 함께 건강증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축농가의 노력 또한 필요하다. 즉,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선도적인 친환경축산을 실현하여 소비자 중심의 생산, 판매를 통해 축산물의 경쟁력을 키워내야 한다. 그리하여 '삼겹살데이'가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와 같은 상업적인 날보다는 우리나라 국민생활 속 깊이 뿌리내려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상생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장진호 농협안성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