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상가 문닫은채 방치
보증금 썰물 건물주 빚더미
청운대 이전 등 효과 적을듯
'상권회복' 기대하는이 없어


제물포 뒷역, 옛 '학사로'로 호황을 누렸던 상권이 붕괴됐다. 상권 회복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아 이곳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간다.

지난 달 27일 오후 제물포 뒷역. 이 곳에서 약 60년을 거주한 신양균(70·제물포지역협의회장)씨와 제물포 뒷역 주변 거리(숙골로 43번길)를 돌아봤다.

도화지구대 옆 5층 건물의 당구장 간판에는 노란색 바탕에 '임대 2~5층'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인근 두두볼링장 건물 1층에는 안경점만 문을 연 채 영업 중이었다. 피자챔프, CAFE906, 프리호프, 캠토(생과일주스), 로즈버드 등의 가게 내부는 오랫동안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돼 있었다.

호프집은 저녁 시간에 문을 연다고 한다. 1층 상점 7개 중 5개가 폐업한 것이다. 이 상가 1층에는 '3층 PC방 비디오방 없습니다'고 적힌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다.

이 건물 역시 2~3층의 상점 영업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건물 전체 상가가 문을 닫은 곳도 여러 곳이었다. 택배 기사가 우편물을 배달하러 왔다가 문이 잠겨 있어 되돌아가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자신의 건물 1층에서 고깃집을 운영했던 가게 주인은 요즘, 연수구에서 아는 사람이 하는 고깃집에서 '알바'를 뛰는 처지가 됐다.

1999년 학사로에 3층 건물을 짓고 현재까지 이곳 2층에서 커피숍(스파게티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순길(60)씨를 이날 오후 3시에 가게에서 만났다. 소위 '잘 나갈 때' 하루 매출만 70만~80만원을 올린 가게였다고 하는데, 이날 커피숍 10여 개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2009년 인천대가 이전한 뒤 지하 1층 술집과 1층 상점 3곳이 나갔다. 보증금으로만 1억원 정도를 한꺼번에 빼주면서 빚이 생겼다. 과일장사도 해봤는데, 3개월만에 2천만원을 손해보고 손을 뗐다. 현재 커피숍 매출은 '잘 팔리면' 하루 6만원이라고 한다. 김씨의 현재 금융빚은 2억원. 매월 회사원 아들이 보내주는 100만원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세입자들이 떠난 자리를 건물주들이 어렵게 지키고 있지만, 상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제물포 뒷역의 몰락은 인천대 이전에 따른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대 이전 부지에 제물포스마트타운을 건설하고 청운대를 개교하는 등 도화구역 개발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 상권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상인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