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법이 설치되면 기본적으로 경기도의 항소심 재판을 관할하고 있는 서울고등법원 업무의 20%가량이 경기고법으로 이관된다. 2011년 기준 수원지법과 의정부지법에서 서울고법으로 이송된 항소사건은 7천200여건으로, 이는 서울고법 업무의 19.2%에 해당된다.
설사 의정부지법을 제외하고 수원지법에 접수된 항소심 3천714건만 경기고법으로 이관되더라도 도내 변호사 수임료는 110억~185억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표1 참조
변호사 수임료는 대법원의 규칙인 '변호사 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에 따라 정해지며, 서면공방과 변론기일 출석 횟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통상 300만~500만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변호사 분포는 서울고법의 업무폭주로 인해 기형적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변호사 수는 총 1만4천493명으로, 이 중 74%에 달하는 1만702명의 변호사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도내에는 겨우 956명(6.6%)의 변호사가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표2 참조
그런데 도내 변호사 숫자가 고법이 설치된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고법이 설치된 지역보다 오히려 많은 것은 그만큼 소송사건이 많다는 뜻이며, 고법설치 시기를 이미 한참 지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경기고법이 관할구역과 인구 규모가 비슷한 부산고법 수준으로 건립될 경우 고법 136명(판사 37명, 상근직 99명), 고검의 경우 90명(검사 16명, 상근직 74명) 등 226명의 직원이 새로 늘어나게 되며, 이들이 도내에서 상주할 경우 연간 50억원 이상을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보다 더 큰 기대효과는 경기고법과 경기고검이 대형소송 수천여건을 자연스레 담당하게 되고, 이로 인한 대형 법무법인의 등장, 중소형 법률사무소와 법무사 사무실 신설, 식당 및 편의시설 증가로 수천명의 고용창출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500억원 이상을 충분히 상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기고법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측은 "고등법원은 국가시설물로 고법이 들어서는 순간 수백억원대의 경제효과를 파생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개 구청 신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며 "현재 법원행정처에서도 경기고법 위치 선정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선회·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