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대학교 대공연장에서 열린 '국립 인천대학교 입학식 및 비전선포식'에서 최성을 인천대학교 총장이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교수1인당 작년 0.15건 그쳐
8개 주요국립대학 30%수준
보조 맞추기위한 '노력' 절실
정부예산 지원도 축소 전망
자력 생존 방안 모색해봐야


국립대법인 인천대가 당찬 비전을 내놨다. 2020년까지 국내 5대 거점 국립대학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인천대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찮아 보인다.

■ 비전 어떻게 나왔나

이찬근 교수(무역학과) 등 7명의 교수가 참여한 연구보고서 '법인시대를 맞이한 국립인천대학교 INU 송도비전의 구상'은 인천대의 이번 비전의 기반이 됐다.

이 보고서는 현재 인천대의 문제점과 외부의 인식,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방안 등을 가감없이 담고 있다. '대학의 비전과 목표가 공허하다', '대학을 대표할 만한 학문·학과가 없다', '교수분포가 기형적이다', '(대학의) 존재감이 없다' 등의 내용과 함께 "이대로 가면 부실대학으로 간주돼 외부로부터 강한 구조조정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대학 내 위기감도 기술하고 있다. 국립대법인 전환으로 인한 자율과 책임의 증가, 인천지역의 튼실한 산업기반, 학생자질 향상 등은 희망적인 측면으로 꼽혔다.

교내 직원과 외부인사와의 토론도 있었다. '인천대의 연구성과가 나오지 못한 데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2020년까지 신임 교수를 많이 뽑는다고 좋은 성과가 저절로 나온다고 기대할 수 없다', '인천대는 그간 지역사회에 얼마나 공헌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여 동안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지역의 인재를 창의적인 세계의 인재로 양성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이 제시되고 창조적 교육혁신, 연구력 향상, 지역발전 선도, 국제화역량 강화, 성과주의 정착 등 5대 과제를 통해 '5대 거점 국립대 진입'이라는 목표가 설정된 것이다.

■ 비전 현실화… 만만찮을 듯

하지만 인천대가 이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은 높아 보인다.

당장 5대 과제에도 포함된 '연구력 향상' 부분이다. 인천대 교수 1인당 SCI급 논문 게재실적은 지난해 공시 기준 0.15건이다. 강원대, 부산대 등 현재 주요 국립대학 8곳의 평균 0.48건의 30% 수준이다. 이들 대학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공시 기준 교외연구비, 특허건수, 기술이전료 등도 가장 낮다. 인천대가 현재 주요 국립대의 평균 수준이라도 되기 위해선 수십%가 아닌 수백%의 향상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로부터의 예산확보도 문제다. 인천대는 지난해 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인천대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면 이자를 지원해 주는 명목이었다.

결국 실질적인 지원은 없었던 것이다. 국회 예산심사과정에서 올해 정부 추경 때 25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놓긴 했지만, 이것도 확실치 않다. 국립대법인으로 전환된 만큼, 장기적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스스로의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인천대가 이 같은 외부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