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두 건은 올해 세계여성의 날에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된 사례다. 3월 8일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기념하고 있으며 몽골·베트남·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을 정도로 의미가 깊은 날이다. 유엔은 올해 세계 여성의 날 주제로 '약속은 약속이다. 여성폭력 추방을 위해 행동할 때'를 선포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벌써 한 세기를 훌쩍 넘겼다. 그런데도 여성들의 요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동안 한국은 유교권 국가중 가장 늦게 호주제를 폐지했고 여성인권 관련법을 제정했다. 성폭력 친고죄도 폐지했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는 산적하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그에 걸맞지 않게 135개국 중 108위(2012. 세계경제포럼)인 성 격차지수는 개선해야 한다. OECD 국가 중 최하위인 남녀임금격차를 줄여야하고, 70%가 넘는 비정규직 여성문제도 당면과제이다. 일·가정·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여성이 밤거리는 물론 집안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각종 폭력에서 보호하는 일도 꼭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올해 우리나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 주제가 '빈곤과 폭력 없는 세상으로'이다.
작년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작성된 '부평구 성인지 통계'에서도 여성의 현실은 잘 드러난다. 한부모가족 지원대상 가구 중 모자가정이 74.2%이고, 노인돌봄서비스 수혜자 중 여성이 80% 이상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여성이 56%인데 더욱이 70세 이상 여성이 74%이다. 취업에 있어서도 여성의 실제 취업은 단순노무직이 많았다.
부평구는 이미 1년여 전에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때마침 '여성이 행복한 도시 인천'을 조성하기 위한 인천여성가족재단이 부평구에 둥지를 틀었다. '여성친화도시' 부평에 걸맞은 일이다. 부평구는 여성친화도시로 '평온·평안·평등'을 중심에 두고 여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풀뿌리 여성센터를 설립해 정책에 대한 주민 공감대를 넓히고 마을단위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부평구는 매년 세계 여성의 날에 여직원 간담회를 갖는데 올해는 청사를 청소하는 여직원 및 학생자녀를 둔 여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져 일과 가정을 꾸리면서 느끼는 어려움과 불편을 듣는다. 105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며 여성을 비롯한 나아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평등하고 평온하며 평안한 세상이 되길 작은 도시의 행정책임자로서 기원한다.
/홍미영 인천시 부평구청장